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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쇠락한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 어떻게 변해야 하나 – 산업일보

[문화 속 산업이야기] 쇠락한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 어떻게 변해야 하나 포드 등 자동차 공장 모여 있던 디트로이트의 쇠락 보여주는 ‘8마일’ ‘모터시티(Motor City)’라는 별명으로 불린 미국 미시건주(州) 디트로이트는 한때 미국의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크라이슬러, GM의 본사가 모두 위치하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를 자처했다. 제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디트로이트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부유한 도시로 자리매김했으나 1970년대 중동 오일쇼크의 여파로 내수시장을 일본과 독일에게 조금씩 내주기 시작했고 산업도시의 대명사였던 디트로이트는 빠르게 쇠락하기 시작했다. 백인 랩퍼인 에미넴의 자전적인 영화로 알려진 ‘8 마일(8 Mile)’은 이렇듯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1990년 대 중반의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한다. 백인이면서도 당시 흑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랩퍼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지미 ‘B-래빗 스미스 Jr’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 ‘전과자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주민들의 외면을 받는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무너진 산단의 모습은 디트로이트만의 일인가? 영화의 주된 배경은 랩배틀이 벌어지는 힙합클럽이지만, 주거용 트레일러나 슬럼가가 되버린 거리 등 디트로이트 빈민가의 모습도 카메라에 꾸준히 담긴다. 이러한 모습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전국에 대규모로 산업단지를 구성했으나, 제조업의 전반적인 불경기와 산업단지의 노후화가 맞물리면서 초창기에 설립된 산업단지들이 슬럼화되면서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 만든 산업단지들은 대부분 조성 당시 만든 업종 제한 규정에 첨단기업 입주가 불가능하며 신규 투자가 끊겨 설비 노후화와 악취 등 주민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당시의 업종은 대부분 현재는 기피시설이 되어 청년근로자는 물론 고급인재들이 외면하고 있다. 지난 4월 10일 치러진 총선에서도 지역구에 산업단지가 있는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산단의 리모델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산업단지의 중심을 이루는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기관지인 중소기업뉴스의 사설을 통해 ‘업종 제한 완화를 통해 슬럼화 되고 있는 산업단지를 활성화하는 것은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과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첨단 산업 스타트업 요람으로 탈바꿈한 디트로이트, 우리 산단은 어디로? 과거보다는 다소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자동차 산업은 디트로이트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산업의 중심축은 최근 들어 인공지능(AI)·모빌리티(자율주행)를 비롯해 배터리 기술과 의료, 바이오, 에너지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울러, 낡은 공장이나 건물을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문화나 서비스를 담아 지역 관광명소로 사용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방식의 도시개발을 지속하면서 도시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산단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규제의 개선을 통한 첨단 산업 관련 기업들의 산업단지 입주의 문턱을 낮추는 한편, 서울의 문래동과 같이 자칫 슬럼화 될 수 있는 산업단지에 대한 ‘업사이클링(up-cycling)’ 개념 도입 등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은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제조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단지의 변화도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시점인 만큼 산업단지의 슬럼화를 막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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