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파일

쿠팡, '와우 탈퇴' 예상에도 '2900원' 올린 이유 – 비즈워치

와우 멤버십 '월 7890원'으로 인상
쿠팡이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올린다. 2년 4개월 만의 인상이다. 쿠팡은 이번 와우회원 멤버십 요금 인상을 기반으로 기존 와우 회원들이 누리던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전국 무료 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장과 첨단 기술,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변경된 요금은 다음 날 13일부터 멤버십 신규 가입 회원부터 적용된다. 기존 회원은 순차적으로 안내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
쿠팡은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와우 멤버십의 혜택'을 강조했다. △무료 배송 △무료 배달 △무료 직구 △무료 반품 △무료 OTT 등 '5무(無)' 혜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와우 멤버십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각종 무료 서비스 외에도 와우회원 전용 상품 할인 등을 포함해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은 한 달에 3번만 로켓배송을 주문(3000원X3회=9000원)해도 월 요금 이상의 이득을 본다는 것이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은 특히 와우 멤버십이 국내 주요 OTT 멤버십 서비스들의 월 요금과 비교해 '반값 이하'에 이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OTT 멤버십의 월 요금이 최대 1만7000원인 반면, 와우 멤버십은 하나의 멤버십으로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 음식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통계청 등 주요 기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고객 소비 패턴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무료 배송·반품·직구·OTT·음식배달 등 5가지 서비스를 모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와우회원은 비(非) 멤버십 회원과 비교해 연 평균 97만원(멤버십 월 요금 제외 시 약 87만원)상당의 비용절약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격 인상에도 충성고객 늘린 '자신감'
쿠팡이 이번 멤버십 요금 인상에 나선 것은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록인효과(lock-in, 자물쇠 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회원들이 편리한 서비스에 익숙해지면서 가격이 오르더라도 멤버십을 중단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22년 초부터 와우 회원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그럼에도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1년 900만명 △2022년 1100만명 △2023년 1400만명으로 지속 증가했다. 수치상 현재 국민 4명 중 한 명은 와우 회원인 셈이다.
쿠팡은 지난 2022년 당시 첫 멤버십 가격인상 이후 회원 증가 추이를 유심히 살폈다. 멤버십 가격 인상이 회원 수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향후 쿠팡의 요금 정책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2년 여동안 지켜본 쿠팡은 자신감을 얻었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쿠팡 서비스에 익숙해진 만큼 또 한 번의 요금 인상을 단행해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유료 멤버십 회원 수 증가는 실적 개선에도 주효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그동안의 '계획된 적자'를 벗어나 1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이익은 6174억원이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겼다. 회원 수는 1400만명을 기록했다. 첫 요금 인상 당시 고객의 반발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회원 수가 늘었고 이는 곧 실적 턴어라운드의 밑거름이 됐다.
쿠팡이 또 다시 요금 인상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문제는 2022년 첫 인상 당시와 현재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2022년 요금 인상 당시 쿠팡은 적자 기업이었다. 따라서 '적자 탈출을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게다가 비록 지난 2022년 요금 인상률(72%)보다 이번 인상률(58%)이 낮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인상률은 이번이 더 높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비판과 일부 회원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직후 멤버십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결국 무료 서비스를 미끼로 소비자들을 유인한 이후 요금 인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쿠팡은 최근 쿠팡이츠의 '배달비 0원 서비스' 도입을 알리면서 "배달앱 고객의 배달비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덕분에 무료 배달 시행 소식을 발표, 실행한 지난달엔 월간 사용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60만명 늘어난 649만명을 기록했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 대상도 와우 멤버십 회원이다.
어디에 투자할까
쿠팡도 이번 요금 인상 단행으로 소비자들의 비난 여론이 거셀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현재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쿠팡은 올해부터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서산간과 인구감소 지역 등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전국을 소위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쿠팡의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머커스에 대한 견제에도 나서야 한다. 현재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소위 'C-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필수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한국 사업 확대를 위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연내 국내에 18만㎡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풀필먼트를 구축하면 알리의 단점 중 하나였던 배송시간이 단축된다. 이는 쿠팡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세권이 고객들의 삶의 질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지방 인구소멸을 막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도록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와우 멤버십이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고객들이 놀랄 만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
(주)비즈니스워치
Copyright 비즈니스워치 All Rights Reserved.

source

Keep Reading

이전다음

댓글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