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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놀란 기업들 달러 대출 상환 러시…5대은행 2조 급감 –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이수용 기자 = ‘킹달러’ 위력에 시중은행 외화대출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원 환율이 한 때 1,400원에 육박하는 등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일부 대출을 상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달러 대출 잔액은 86억1천8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01억3천만달러 대비 15억1천200만달러(13.1%) 급감했다.
전일 장마감 기준 달러-원 환율로 환산하면 약 2조800억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외화대출 규모가 A은행의 경우 작년 초만 해도 달러 대출이 30억달러에 육박했지만, 지난달 말에는 17억2천만달러대로 40% 이상 쪼그라 들었다.
외화대출은 외국 통화로 표시된 대출금을 말하는데 주로 수출입 기업들이 환율 변동 위험 회피 목적 또는 시설 및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용한다.
특히 대기업 비중이 높은 편이며, 90% 이상이 달러 대출이다.
국내기업이 달러로 대출받았다면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상환금액이 달라진다. 약정 기간 내에 환율이 오르면 갚아야 할 금액이 늘어나 손실을 보게 된다.
가령 한 기업이 1천만달러를 대출받았을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상환액이 10억 늘어나게 된다. 이자도 환율에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불어나게 된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들어 치솟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커진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충돌 등 중동 불안이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3개월 사이 7% 넘게 오르면서 19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같은 기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앞서 16일에는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환율에 이자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장부상 외화환산손실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상환하는 경우가 늘었다”면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상황이라 신규 달러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앞으로도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고점에 있다고 판단하면 당장 상환하기보다 하락 시기까지 기다리지만, 달러 강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자 상환 등에 부담을 느껴 대출금을 갚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선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1,200대 진입이 연내 힘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환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외화대출을 늘릴 필요가 없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증가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날 수 있고 BIS비율도 하락하게 된다.
거래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한다.
은행 외환담당 임원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나 중동 불안이 지속될 경우 환율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어 잉여유동성 바탕으로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유지하려하고 있다”면서 “추가 환율 상승 등에 대비해 리스크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4.19 pdj6635@yna.co.kr

h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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