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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역점공약 '역사문화지구·역사관', 정작 주민 과반 이상 “사업 불필요” –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오영훈 지사의 대표 문화·예술 공약인 가칭 ‘제주역사문화지구, 제주역사관’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소요 예산은 최대 7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사업이 불필요하다’는 주민 입장이 과반을 넘기면서 사업 공감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은 24일(수) 오후 3시 비인 공연장에서 ‘제주 역사문화 기반 구축 계획 수립 용역’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용역은 오영훈 지사의 대표 공약인 ‘제주역사문화지구’와 ‘제주역사관’을 조성하기 위한 방향성을 가늠하는 연구다. 지난해 5월 3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1년간 진행한다. 연구 주관은 제주연구원이 맡았으며, 자문단·협조팀·협의회·시민참여단 등이 동참했다.
이번에 공개된 용역 결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신산공원을 어떤 유형으로 조성할지 살폈다. 다음은 제주역사문화지구와 제주역사관 방향과 필요 예산을 가늠했다.
신산공원, 시설율 40% 제한 근린공원으로 유지
용역진은 사업 대상지인 신산공원 유형을 현재 근린공원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신산공원 시설율은 39.83%다. 근린공원은 법적 시설율이 40%로 제한된다. 신산공원은 시설을 새로 지을 여건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용역진은 “근린공원은 일정 비율의 녹지율을 지킬 수 있고, 시설률 제한이 없는 주제공원은 역사공간이라는 상징적 효과가 있다”면서 “선행 연구 결과, 전국 역사공원들이 근린공원과 크게 차별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시설률 제약이 없어, 심할 경우 녹지율이 10% 대로 떨어지는 사례와 목적이 전도돼 시설만 들어선 사례들이 나타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업대상지인 신산공원을 근린공원으로 유지한 채, 제주의 역사와 문화 주제를 입힌 공원 및 역사관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시설 조성은 소폭, 가치 입히는 제주역사문화지구 
제주역사문화지구의 기본 원칙은 ‘보존활용+조성+연계’로 정했다. 그리고 사업 대상지를 역사마을(서카름), 생태마을(알카름), 문화마을(동카름)까지 크게 세 가지 테마를 부여해 구분했다. 삼성혈 일대는 역사마을, 공원 중심에 자리 잡은 숲 지역은 생태마을, 문예회관과 영상문화산업진흥원 등을 포함한 지역은 문화마을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근린공원으로서 시설율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에, 제주역사문화지구는 공원 내부를 재단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밭담과 올레길의 형상화·조성 ▲박물관 정원(외부형, 산책형, 중정형) 조성 ▲보존숲 조성 ▲가꾸는 숲 정원 조성 ▲자생초지 조성 ▲저류지 생태교육관찰장 ▲생태 숲 놀이터 등을 신산공원에 추진한다. 
야간 조명 연출, 탐라석 조형물, 역사새김 조형물도 곳곳에 설치한다. 역사 광장, 미디어아트 광장, 잔디마당 포함한 바람의정원 등 열린 공간도 조성한다. 특히 영상문화산업진흥원 주차장을 광장으로 개편한다.
부족한 주차 여건을 개선하고자 문예회관 주차장 부지에 주차타워 혹은 지하주차장을 조성한다. 체육시설은 게이트볼장과 축구장은 유지하되, 배드민턴장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등 가급적 구기종목 체육시설을 한 곳에 모은다.
여기에 공원 곳곳에 제주어를 입히고, 탄소 제로 시설과 무장애 기반 시설을 구축한다. 특히 삼성혈과 신산공원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계하고자 도보 환경을 개선한다. 공원 내 기존 시설물은 상징성을 고려해 대부분 존치한다.
제주역사관, 현재 활용 혹은 공간 추가
제주역사관은 현재 민속자연사박물관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혹은 추가 조성하는 방안 두 가지로 정리됐다. 내용적으로도 전자는 ‘제주 자연&삶 박물관’, 후자는 ‘제주 자연·민속·역사 박물관’으로 새로운 명칭을 붙여봤다.
현재 박물관 시설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는, 내부 구조를 변경해 일부 공간을 역사관으로 사용한다.
시설을 추가로 조성하는 경우는 세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박물관 광장을 활용한 신축 ▲수눌음관 활용한 리모델링 및 증축 ▲옥외주차장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신축 등으로 제시됐다.
광장 활용 안은 박물관 광장 구역의 일부를 사용한다. 수눌음관 활용 안은 자연림 지역 1123.9㎡(340평)가 포함된다. 옥외주차장 신축 안은 유물 발견 변수와 비교적 많은 건축비가 관건이다.
소요 예산 최대 487억원, 지하주차장 조성 시 추가 
용역진은 제주역사문화지구 조성 사업비를 327억원으로 예상했다. 327억원에는 철거 비용, 사업대상지 사유지 매입비, 조성비 등을 포함한다. 단, 지하주차시설을 만들 경우 24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조형물 재배치 비용, 설계·감리 비용도 포함하지 않았다.
제주역사관 조성 사업비는 150억~160억원으로 예상했다. 단, 옥외주차장을 활용할 경우 지하주차장 조성에 따른 비용이 추가된다. 유물·콘텐츠 수집비는 포함하지 않았다.
용역진은 제주역사문화지구는 기본계획 수립(2024)→운영 인력 구축, 설계 공모(2025)→조성 시작(2026)→동광로 5길 문화재 현상변경 및 심의 완료(2027)→조성 완료(2028) 순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제주역사관은 기본계획 수립, 역사관 조성팀 구축(2024)→문체부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 평가, 임시수장고 준공 및 유물 수집(2025)→역사관 설계 공모(2026)→역사관 착공(2028) 순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두 사업 성격과 규모가 다른 만큼 각기 다른 과정으로 추진하라는 조언이다.
주민 설문조사 과반 이상 ‘불필요’…정부 심사도 관건
가칭, 제주역사문화지구와 제주역사관은 도지사 핵심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용역진은 신산공원 인근 10개 동지역 주민 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대 1 개별 면접 조사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제주역사문화기반 구축 사업 시행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주민은 ‘필요하다 40.5%’, ‘불필요하다 59.5%’로 응답했다. 
‘삼성혈을 연계한 제주역사관 조성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주민은 ‘필요하다 31.6%’, ‘불필요하다 54.3%’로 응답했다. 두 사업 모두 불필요하다는 반응이 과반을 넘겼다.
학술, 미디어, 문화예술, 시민사회 종사하는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일한 설문조사에서는 주민과 정반대로 응답했다. (제주역사문화기반 구축 필요하다 83.0%, 제주역사관 필요하다 78.0%)
즉,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투입되는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크게 체감할 주민들은 사업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면서 주민 공감대 형성이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사업비가 300억원 이상 투입되는 경우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고,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300억원 이상 투입될 때도 기재부와 행안부 심사를 따로 받아야 한다. 예산 확보, 심사 절차에 따라 사업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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