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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농산물값 20% 상승…그 뒤엔 외국보다 복잡한 유통단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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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 은평구에서 김밥집을 하는 40대 강모씨는 재료비 부담에 아예 가게를 접을 생각이다. 강씨는 “3500원 하는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손님이 줄까 아직도 2년 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강씨 김밥집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보면 마른 김 1속(100장)의 중·도매가는 올해 8695원인데, 1년 사이 29.8% 올랐다. 오이(41.9%)와 우엉(17.9%) 등 필수 재료 상승세도 무섭다. 강씨가 별미로 내놓은 양배추김밥·멸추김밥 재료인 양배추(15.9%)·풋고추(32.5%)·멸치(19.1%) 등의 가격 오름세도 가파르다. 서민 음식 김밥이 ‘5000원 시대’를 목전에 둔 원인은 농산물 가격 상승세에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하지만 한국의 전반적인 물가 기조와는 괴리가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지난 1년간 꾸준히 하락세인 데다, 물가 목표(2%)와도 가까운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3%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35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에너지 제외)이 지난 2월 기준 6.44%를 나타낸 걸 고려하면 ‘모범생’ 축에 속한다.
농산물·석유류를 포함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들 품목을 포함한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에 그친 걸 고려하면, 전체 물가상승률을 견인한 건 농산물인 셈이다. 실제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2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민 기자
전체 물가상승률과 근원 물가상승률 사이 격차는 한국에서 유독 크게 나타난다. 3월 기준 ▶유로 지역은 0.0%포인트 ▶캐나다는 0.1%포인트 ▶멕시코 0.0%포인트 ▶미국은 0.5%포인트 등인데, 한국은 0.7%포인트다.
이는 우선 국내 기후변화에 의한 작황 부진 탓이 크다.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80.8% 오른 사과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사과와 배·복숭아 등 8가지 작물의 경우 병해충 유입 방지 등의 이유로 수입금지품목으로 지정돼 공급량 조절이 더 어렵다.
복잡한 유통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본적으로 농민이 출하한 농산물은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한국에선 도매 과정에서 한 단계를 더 거친다. 농산물을 수집하는 건 도매시장법인이 하고, 소매상과 유통업체를 연결하는 건 중도매인이 담당하면서다. 한국에선 마진이 한 번 더 붙는 셈이다.
박경민 기자
기후변화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최근의 ‘농산물 쇼크’는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김병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 마진율이 50%인데, 그중의 절반은 소매 부분에서 발생한다”며 “소매 판로를 다양화해 소매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소매업 마진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수입 농산물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후변화 때문에 생산물이 줄어들면 유통을 아무리 개선해도 한계가 있다”면서 “수입을 통해 농산물 가격 상승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는 농가 생산 기반을 흔들 수 있기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에 대응하는 것도 과제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사료용 소비 제외)은 2022년 기준 49.3%에 그친다.
오효정·이아미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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