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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A 관리보다 자산성장이 우선'…신한은행, 기업대출 경쟁 가세 – 인베스트조선

신한은행이 기업대출 경쟁에서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굵직한 인수금융 건들을 공격적으로 수임하는 한편, 일부 알짜 자산은 셀다운(인수후재매각)보다 보유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사실상 침체 상황을 맞으며 은행들이 너도 나도 기업대출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말까지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약 161조9760억원으로 작년 12월과 비교해 6조3354억원이 늘었다. 특히 대기업 대출 증가규모가 크다. 3월말 기준 대기업 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대비 약 2조7184억원이 늘었다. 
그간 기업대출에 보수적이던 신한은행이 공격적으로 해당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부터 SK온, 롯데건설 등에 수천억원 규모 대출을 내줬다. 최근에는 CJ올리브영에 약 3900억원 규모의 기업대출을 단행했다. 신세계건설에도 약 2000억원의 기업대출을 내줄 것으로 알려진다. SK엔무브나 솔믹스 등 굵직한 인수금융 관련 거래들도 잇따라 수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부터 기업대출 증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뒀다. 신한GIB에 대기업영업부를 합쳐뒀고, 투자심의위원회에 회부할 건들도 이전보다 늘리기 위한 분위기도 마련됐다. 과거에는 투심위에서 반려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딜들만 올렸다면, 이제는 투심위 진입장벽을 낮추도록 장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리스크관리, 고객 중심 등의 키워드를 강조하는 점도 기업금융 확장에 명분을 쏟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진 회장은 임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스캔들 제로’, ‘고객몰입’ 중심의 수익창출을 위한 경영방식을 주문했다. 살얼음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과 금융당국 규제에 가로막힌 가계대출을 제외하면 결국 기업대출이 유일하게 진 회장의 주문에 부합하는 분야로 꼽힌다. 리스크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면서도 수익창출을 위한 먹거리로 기업대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해당 부문에서 은행간 경쟁에 불이 붙은 점도 신한은행이 기업대출에 속도를 내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우량여신 건들을 위주로 타행보다 좋은 금리를 제시하는 공격적인 영업방식으로 기업대출을 늘려왔다. ‘영업통’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주도로 기업대출에서 성과가 나자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타 은행들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RWA(위험가중자산) 관리 기조가 있었는데 시중은행 뿐 아니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까지 기업대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자산규모를 두고 은행들이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했다”라며 “바로 어제까지는 투심위에서 보류가 된 대출 건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승인이 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생겨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업대출 경쟁 구도가 심해지면서 출혈경쟁 등 건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대출 특성상 금리인하 외엔 사실상 다른 영업방식이 활용되기 어렵다. 결국 경쟁이 심화할수록 ‘제살 깎아먹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산규모 확장을 위해 셀다운보다 자산보유로 선회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최근 SK엔무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당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약 7000억원 규모로 참여했는데 이를 자체적으로 소화하기로 했다. 자산규모 경쟁이 자칫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까닭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서 기업대출에 한번 드라이브를 걸면 단기간에 성과는 대부분 나온다고 보면 된다”라며 “다만 이 같은 단기적인 성과주의가 임직원들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줄 수 있고 나아가 향후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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