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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프롭테크 유니콘’의 거품… 3년째 적자 직방, 국내사업 빛 볼까 – IT조선

직방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3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M&A(인수합병)와 사업 다각화로 외형은 키웠지만 사업 확장을 위한 무리한 지출이 독이 됐다는 평가다. 잇따른 수익성 악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프롭테크 1위 기업의 입지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에 직방은 올해 해외보단 국내 사업 위주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빛 대신 빚만 남긴 삼성SDS 홈IoT 인수…역대 최대 적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직방은 지난해 매출 1200억원, 영업손실 3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손실도 동시에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3년 연속 적자로 적자폭마저 커졌다.
2022년 7월 추진한 삼성SDS 홈IoT 인수가 적자를 키운 큰 이유다. 직방은 단순 중개 서비스를 넘어 주거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다며 1000억원 이상의 인수자금을 투입했다. 사명까지 바꾸며 글로벌 진출 의지를 보였지만 인수 효과는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당시 직방은 스마트홈 시장 1위 삼성SDS가 개척해온 길을 이어가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강자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진출을 위한 인건비 등 부대비용만 늘렸을 뿐 사업 보폭을 넓히기 어려운 여건을 만들었다.
해외 진출 성과도 삼성SDS의 절반도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인수되기 전 삼성SDS가 해외 16개 국가에 진출해 있었다면 직방은 지난해 그보다 절반 수준에도 못 치는 아시아권 6개국에 진출에 그쳤다.
브랜드를 바꾼 것이 패착으로 보인다. 직방의 새 사명은 삼성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약해 해외 진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방 스마트홈의 중국 내 판매를 담당하는 직방 중국법인은 매출 182억원, 당기순손실 2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을 포함하면 지난해 영업손실이 407억원으로 같은 기간 별도 영업손실 대비 8% 가량 손실이 커지게 된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인재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점도 영업손실을 키우는 이유가 됐다. 급여지출은 2022년 234억원에서 2023년 247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직방은 지난해말 온라인중개제휴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직방파트너스 인력의 절반 가량을 감축하는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부채총계는 16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04% 감소했다.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는 같은 기간 110%로, 전년(88%) 대비 22%포인트 커졌다. 
직방의 현금성 자산은 2023년 424억원으로 2022년(593억원) 대비 169억원 급감했다. 부동산 침체까지 더해져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금성 자산이 더 줄고, 내년 추가 투자 유치를 이끌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다만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66억원으로 전년(-422억원) 보다 256억원 가량의 개선세를 보였다. 
직방, 국내 위주 내실 강화에 집중
직방은 올해 국내를 중심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홈 사업은 해외 진출보다는 국내 위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고객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2022년 5월 론칭한 글로벌 가상오피스 솔루션 '소마'는 기업고객 대상 무료로 베타 버전을 제공해오다가 올해 4월부터 유료버전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지킴중개'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선다. 직방에 따르면 출시 초반 강서 지역 1곳에서 현재 서울지역 18곳으로 확대했다. 추후엔 경기권까지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전만 해도 직방은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받았는데 당시 시장 호황에 힘입어 다소 높게 평가됐다는 말들이 많았다"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기 때문에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스마트홈 사업, 온라인중개사업  등에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지 않으면 투자받기가 어려워져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체적인 시장 불경기, 스타트업신 투자 악화 속에서 재무 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현금흐름 개선에 집중한 한 해 였다"며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지킴중개 고도화 및 권역확장, 스마트홈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내실 다지며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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