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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지 않는 '패션'.. 롯데쇼핑 회복 최대 '걸림돌' 되나 – StraightNews

패션업계 내에서 유독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롯데그룹의 패션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내 유통군인 롯데쇼핑이 수익성을 차츰 회복하면서 '유통명가'로서의 입지를 살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패션부문인 롯데지에프알의 재기 속도가 매우 더딘 탓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지에프알은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 '카파(KAPPA)'의 사업을 종료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당초 2028년까지였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올해 말까지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달엔 온라인몰 운영을 종료했다.
롯데지에프알은 2010년 12월 롯데쇼핑의 자회사로 편입된 엔씨에프(NCF)와 2018년 롯데백화점에서 분사한 글로벌패션(GF) 사업부가 통합해 만들어진 곳이다. 롯데쇼핑이 지분 99.99%를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에프알을 출범하며 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내놨지만 여전히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의 모회사인 롯데쇼핑이 지난해 그로서리, 인공지능(AI) 사업 등에서 성과를 내며 7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뤘지만 패션부문에서 만큼은 전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경쟁상대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이 각각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이라는 패션 자회사를 두고 패션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보다 유독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패션 회사의 경쟁력은 판권을 가진 브랜드 수와 인기 브랜드 보유 여부에 달렸다고 보는데,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39개), 한섬(30개)과 비교해 롯데지에프알은 현저하게 적은 7개의 브랜드만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최근 정리 중인 카파를 제외하면 그 수는 더 줄어든다.
롯데지에프알은 2020년 1000억원대 매출이 무너지면서 882억원에 그쳤고, 2021년에는 매출이 879억으로 더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020년 62억에서 2021년 122억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22억 적자 전환했다.
2022년에는 매출이 1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억원 가량 커졌다.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액 1139억원, 영업손실 92억원 등을 기록하면서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영업손실 규모를 줄였다. 다만 아직도 적자탈출은 묘연하다는 점이다.
이에 롯데쇼핑도 최근 롯데지에프알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500억원 자금 지원에 나섰다. 2022년에도 300억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롯데지에프알의 수장을 기존 이재옥 대표에서 신민욱 신임 대표로 교체했다. 신 대표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패션부문) 해외상품사업부 팀장과 한섬 해외패션사업부 상무를 역임한 해외 패션 전문가다. 롯데지에프알 합류 전에는 프라다코리아의 리테일 디렉터로 일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통상 매년 11월 말~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는데 이보다 3개월 가량 먼저 롯데지에프알 신임 대표 선임에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만큼 신 회장이 롯데쇼핑의 패션부문을 살리기 위해 조직 변화와 쇄신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롯데그룹 측은 "그룹에서 패션 사업이 어려운 만큼 이를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롯데지에프알 임원 인사를 그룹 정기 인사보다 먼저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지에프알은 현재 캐나다구스·나이스클랍·겐조·빔바이롤라·까웨 등 패션 브랜드와 샬롯틸버리 화장품 브랜드 등 총 6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반응이 좋은 캐나다구스와 까웨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구스는 2022년 3월까지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담당했으나 계약 종료 이후 롯데지에프알이 같은 해 4월부터 판권을 확보해 사업을 전개 중이다. 캐나다구스를 편입한 후 롯데지에프알의 매출이 1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나 늘어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윈드브레이커 브랜드 까웨의 수입라인 재정비와 마케팅 강화로 브랜드 프리미엄 입지 굳히기에 나서고, 여성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나이스클랍의 핵심 상품 라인을 강화하면서 고급화 전략 등 브랜드 이미지 고도화 및 매출 활성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에프알 측은 최근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흑자 전환을 위한 활동에 집중,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복을 위한 패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강화와 신규 브랜드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지휘 아래 그룹의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기존 사업 효율성 추구, 부진 계열사 경영진단과 매각,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등 경영기조를 바꾸어 쇄신에 나서고 있다. 이에 부진을 겪고 있는 계열사나 사업 부문들의 상반기 내 매각도 점쳐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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