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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잘 모르는, 데님 맛집 브랜드 5 – 디에디트

2024. 05. 03

안녕, 객원 에디터 손현정이다. 흰 티에 청바지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나는 데님이 주는 무드를 좋아한다. 가공하지 않은 생지 데님은 클래식하고, 워싱 데님은 어떻게 워싱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서 유니크하다. 청바지 컬렉터로서 이번에는 숨겨진 데님 맛집 브랜드 5곳을 소개하려 한다.
아홉 명의 ‘소녀’가 입어 ‘시대’를 강타한 형형색색의 그 바지. 너무 꽉 껴서 푸짐한 식사도 힘들고 집에 돌아오면 다리에 문신처럼 바지 선이 새겨지던 그 바지. 사실 나는 그들처럼 마른 몸매도 아닌 데다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스키니진을 싫어한다. 게다가 와이드한 팬츠를 즐겨 입다 보니 몸에 딱 붙는 실루엣은 이젠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패션 선구자 벨라 하디드는 자꾸만 스키니진을 입고 등장한다. 여기에 2024 F/W에서 스키니진을 선보인 미우미우까지. 아무래도 올해부터는 다시 스키니진을 거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스키니핏을 피할 수 없다면 이 브랜드로 즐겨보자. 1978년 데님 브랜드로 시작해 전 세계의 데님 트렌드를 이끈 브랜드, 2020년 와이프로젝트의 글렌 마틴스 영입과 Y2K 유행이 겹치며 동시대가 열광하는 레이블로 다시 태어난 브랜드, 바로 디젤이다. 가장 혁신적인 데님을 만들고자 한다는 그들의 슬로건처럼 편안하고 매력적인 데님 아이템을 선보이는 곳.
디젤의 ‘Super Skinny Jeans 1984 Slandy’라면 스키니진 유행도 두렵지 않다.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한 다른 스키니 팬츠와 비교하지 말자. 신축성이 어마어마해서 입고 잘 수 있을 만큼 편하고, 하이웨스트라 다리도 길어 보인다. 구매는 여기.
강경 와이드파는 고개를 들라. 스키니핏이 아무리 편하다고 한들 와이드핏에 대적할 수 없다. 활동하기 편한 데다 튼실한 다리살도 가려주니 많은 이들이 선호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매년 수많은 와이드팬츠가 쏟아지지만 진정한 와이드 팬츠 맛집은 따로 있다.
인간의 자유로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트리밍버드가 바로 와이드팬츠 맛집이다. 그들의 패션 철학처럼 바지를 입지 않은 것 같은 하체의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편한 건 기본이고, 클래식한 무드에 독특한 소재, 흔치 않은 워싱, 포켓라인 디테일 등이 더해져 유니크한 아웃핏을 만들어낸다.
그중에서도 나의 위시리스트 중 하나인 ‘twisted wide denim set-up pants’를 추천한다. 바지 앞뒤로 기다란 로프 디테일이 꼬여있다. 바지 통이 꽤 넓고 밑단으로 갈수록 퍼지는 핏이지만 로프 디테일이 더해져 크게 부해 보이지 않는다. 절개 라인에 트위스트가 실제 무릎보다 살짝 위에 있어 다리가 더 길어 보이는 착시효과까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워싱과 허리와 엉덩이 쪽 금속 디테일로 ‘힙’ 한 스푼 추가. 셋업 재킷도 있어 코디가 어려운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구매는 여기.
최근 벨라 하디드, 킴 카사디안, 비욘세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나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중절모에 카우걸 스타일의 원피스, 데님 재킷과 데님 팬츠. 해외 패션 셀럽들은 모두 서부 개척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아무래도 올해는 카우보이룩이 유행할 것 같다. 하지만 평소에 어떻게 입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준비했다.
카우보이룩에 도전하고 싶다면 앤더슨벨을 주목하자. 옷 좀 좋아하는 이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앤더슨벨은 관습을 벗어나 이질적이거나 반대적인 것들을 조합해 독특하고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브랜드다. 국내만큼이나 해외에서의 입지가 좋은 편인데, 현재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에서 메인쇼를 진행하는 유일한 한국 브랜드다.
앤더슨벨은 24S/S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에서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데님 제품을 많이 선보였는데, 그중에서도 ‘MIAKO WAVE DENIM SKIRT’를 추천한다. 앤더슨벨의 아이템은 평상복으로 입기 부담스러울 만큼 과장되고 예술적인 디자인들이 많은데 이 제품은 비교적 과하지 않아 코디하기도 쉬울 듯하다. 바람을 가르는 듯한 물결 모양 절개 디테일에 험난한 서부 생활로 찢어진 듯 언발란스한 밑단의 조합이라니. 여기에 허리에 아일렛 디테일까지. 이만큼 카우보이룩에 잘 어울리는 청치마가 있을까? 투박한 워커나 카우보이 부츠를 대충 신어주기만 하면 카우보이룩 완성. 구매는 여기.
카우보이룩은 꽤 매력적이지만 여러 벌을 사지 않는 이상 코디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카우보이룩에 걸맞은 아이템보다는 매년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데님팬츠가 옳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데님 사랑꾼 선정, 올해의 데님 맛집 1위! 이번 2024 S/S 신상 데님 팬츠 중 딱 하나만 구매할 예정이라면 다이닛 데님 팬츠를 구매하길 바란다.
‘마뗑킴’의 디렉터였던 김다인 대표가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 다이닛. 김다인 대표의 이름을 독일식으로 표기한 ‘다인(DEIN)’과 그리고(&) 의미를 뜻하는 ‘ET’ 합성어로 가능성이 무한대 열려있음을 의미한다. 이름값이란 게 이런 걸까? 론칭 1개월 만에 매출 10억 원 달성, 일부 제품은 판매 시작 3분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다이닛은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에 위트 있는 디테일을 더해 완성도 높은 실루엣을 선보인다. 첫번째 시즌인 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실루엣의 아이템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FADED STRAIGHT DENIM’가 좋겠다. 봄에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컬러에 자연스러운 워싱 디테일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워싱이 전문가가 포토샵 한 듯 다리가 길어 보이게 만들어주고, 클래식함을 더해준다. 과하지 않은 스트레이트 와이드 핏이야 말로 어떤 옷과 코디해도 잘 어울리니 초여름까지 교복템이 될 것이다. 게다가 유니섹스 라인이라 커플 아이템으로 입기에도 좋다. 구매는 여기.
매일같이 입고 다니던 스트레이트 핏 팬츠도 한여름엔 안녕이다. 한여름에 이런 팬츠를 입고 다니는 걸 상상해 보자. 통풍이 잘되지 않는 데다가 갑작스런 폭우를 만나면…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다가올 여름을 대비해 가장 멋들어진 데님 하프 팬츠를 찾고 있다면 오르(ORR)를 추천한다.
오르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다. ‘original realize’의 약자로 ‘제품 본연의 가치를 실현해 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클래식한 실루엣을 오르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기본 아이템을 선보이는데,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평소에는 입기 어려운 과장되고 예술적인 디자인보다는 현실 감각이 있는 디자인으로 매 시즌 고감도의 자연스러운 멋을 보여준다.
오르의 시그니처 데님 중 하나인 ‘마르 데님 니 팬츠’라면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겠다. 이번 시즌에는 마이크로 기장의 하의들이 아무리 유행이라지만 현실적으로는 속 보일까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는 무릎을 살짝 덮는 기장의 니 팬츠가 끌린다. 애매한 기장이라 구매하기 망설여질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다리라인을 예쁘게 보여준다. 가위로 대충 자른 듯한 가벼운 밑단은 시크함을 더해준다. 구매는 여기.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는 박찬호급 투머치토커. 장래희망은 투머치라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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