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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에…너도나도 스마트폰·OLED 재고 비축 – 디일렉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을 틈타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일제히 스마트폰과 OLED 재고를 늘리고 있다. 아이폰 판매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기 위해서다. 덕분에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CSOT 등의 중저가 스마트폰용 OLED 라인 가동률도 높아졌다. 하지만 전체 업황이 아직 나쁘고,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스마트폰 업체의 OLED 수요 확대가 재고 비축 성격이 강해, 향후 실제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 해당 OLED 라인 가동률은 다시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분기 삼성 스마트폰·태블릿 생산량, 목표 22% 상회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일제히 스마트폰 완제품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재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스마트폰·태블릿을 6450만대 생산했다. 이는 당초 사업계획상 목표였던 5300만대보다 22%(1150만대) 많다. 1분기 생산량이 당초 목표를 크게 웃돈 배경에는 갤럭시S24 시리즈 판매량이 전작보다 10%가량 많았던 것도 있지만, 이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확대와 재고 비축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6010만대로, 전년 동기(6050만대)보다 0.7% 줄었다. 
1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초저가 OLED 모델 갤럭시A15 판매량이 기대를 웃돌았다. 전체 업황은 아직 나쁘지만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폰 판매는 양호하다. 삼성전자는 당초 중국 업체에 맡길 예정이었던 생산자개발생산(ODM) 물량 일부도 계획을 바꿔 자체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재고를 늘리는 배경에는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를 올해는 7월로 앞당긴 것도 있다. 폴더블폰을 빨리 출시하려면 나머지 중저가폰은 미리 만들어놓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를 앞당겨 갤럭시S24 시리즈의 마케팅 포인트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1% 미만이지만, 폴더블폰은 아직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며 화웨이 등과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제품 부품은 다음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D, A2 리지드 OLED 라인 가동률 상승…솔브레인에 식각 사업 연장 요청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생산량 확대는 삼성디스플레이 A2 리지드 OLED 라인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티엔마 등 중국 패널 업체가, 리지드 OLED보다 제조원가가 높은 플렉시블 OLED를 리지드 OLED보다 싼값에 공급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A2 라인 가동률이 급감한 바 있다. 
티엔마 등 중국 패널 업체는 지난해 초 6인치 내외 플렉시블 OLED 최저가를 10달러 후반까지 낮췄다. 이 때문에 20달러 초반이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6인치 내외 리지드 OLED 수요가 급감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패널 가격을 20달러 이하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헐값 공세로 수익성이 나빠졌던 중국 패널 업체가 6인치 내외 플렉시블 OLED 최저가를 10달러 후반에서 25달러 내외로 올린 것도 삼성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수요 상승에 기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2 라인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중저가폰 리지드 OLED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패널 성능을 일부 개선하기 위해 장비 협력사에 관련 장비 반입을 재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반입 재촉과 함께, 부품 발주도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2 라인 가동률 상승으로 장비 협력사인 솔브레인에 식각 사업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2 라인에서 리지드 OLED를 만든 뒤 협력사 공장에서 식각 공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해당 식각 공정은 켐트로닉스와 솔브레인 두 곳이 담당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A2 라인 가동률이 급감하자 솔브레인은 관련 식각 사업 철수를 검토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OLED 아이패드에 처음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OLED(유리기판+박막봉지)용 식각 사업을 독점 진행하는 켐트로닉스와 달리, 솔브레인으로선 리지드 OLED 식각 사업을 지속할 유인이 작기 때문이다. 솔브레인은 식각 사업 철수로 기울었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리지드 OLED 수요 확대로 솔브레인에 관련 사업 연장을 요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2 라인 가동률 상승으로 고정비 해소와 함께,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기대치 감소를 일정 정도 방어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영업이익 5조5000억원 중 아이폰 OLED(약 1억4000만~1억5000만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5010만대로, 전년 동기(5540만대)보다 9.6%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3와 A4 플렉시블 OLED 라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와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모델, 그리고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OLED를 만든다. 이곳은 하반기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제품과 아이폰, 아이패드 OLED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아이폰 OLED 물량이 많고, 올해는 아이패드 OLED 생산이란 어려운 추가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BOE 등 중국 패널 업체 OLED 라인 가동률도 상승 
샤오미와 오포,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도 재고를 늘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 판매가 특히 중국 시장에서 부진하고, 이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아이폰 공백을 서로 차지하려고 기회를 엿보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오버부킹(overbooking·초과예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덕분에 BOE와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 중국 패널 업체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가동률도 올라갔다. 일부 업체는 연말까지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을 완전 가동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만큼 예상 수요가 많다. 
지난해 10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던 6인치 내외 플렉시블 OLED 최저가는 최근 25달러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저가에 플렉시블 OLED를 채용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OLED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채용해 후속 모델을 출시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OLED를 계속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들 패널 업체의 6세대 OLED 라인 가동률이 올해 말까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OLED와 스마트폰 재고 비축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후 재고 소진 필요성이 커질 가능성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3년 스마트폰 업황이 나빴기 때문에 2024년 상반기는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이 예상돼왔다"며 "관건은 올해 하반기"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OLED 지속 채용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소비자 역체감을 우려해 스마트폰에 OLED를 지속 채용하면 패널 업체의 OLED 라인 가동률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가격도 문제다. 20달러 내외 6인치 플렉시블 OLED는 200달러 수준 스마트폰에 채용돼왔는데, OLED 가격이 올라가면 세트 업체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온디바이스 AI 적용 확대는 기대요인이다. 소비자들이 완제품 가격 인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현재 중소형 OLED와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 판매 부진과,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재고 비축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결과여서, 업계에선 최근 70~80%까지 올라간 삼성디스플레이 A2 리지드 OLED 라인 가동률, 그리고 연말까지 완전 가동을 기대하는 중국 패널 업체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가동률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이어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솔브레인에 요청한 식각 사업 연장도 일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온다. 
한편,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라인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OLED만 만든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 OLED 출하량은 전년비 20%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 OLED 출하량을 5250만대로 추정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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