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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 스포츠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매혹적인 이야기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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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각본에 탐미적 연출 돋보이는 영화 ‘챌린저스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배우들의 풍부한 연기 더해져

영화 <챌린저스>의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한 여자를 두 남자가 사랑한다. 두 남자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여자의 마음은 알쏭달쏭하다. 로맨스 영화에서 수천, 수만 번도 더 다룬 삼각관계다. 이 뻔한 구도로 특별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법이 필요하다.
24일 개봉하는 <챌린저스>는 그 어려운 마법을 부리고 만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세 남녀의 엇갈린 관계는 테니스 코트 위로 가져온 영화는 초 단위로 고개가 돌아가는 ‘사랑의 랠리’를 펼쳐보인다. 삼각관계라는 소재로나 스포츠 영화라는 틀 안에서나 근래 본 중 가장 관능적이고 또 매혹적인 작품이다.
삼각관계의 꼭짓점에는 타시(젠 데이아)가 있다. 테니스계의 수퍼스타였던 그는 대학 시절 부상을 입고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지금은 남편이자 최정상급 테니스 선수인 아트(마이크 파이크스)의 코치로 일한다. 요즘 아트는 슬럼프에 빠져 있다. 타시는 아트를 챌린저급 대회에 출전시켜 연패를 끊고 자신감을 되찾게 하려 한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 자신의 전 애인이자 남편의 둘도 없는 친구였던 패트릭(조쉬 오코너)을 상대선수로 만나게 된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 세 남녀의 마음은 속수무책 어지러워진다.
두 사람이 불꽃튀는 승부를 벌이는 가운데 영화는 현재와 세 사람이 처음 만난 13년 전, 타시가 다친 9년 전, 여러 시점을 부지런히 오간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펼쳐지는 것은 삼각관계의 전말이다. 절친했던 아트와 패트릭의 관계는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되면서 조금씩 흔들린다.
이야기는 비선형적으로 흘러간다. 플래시백이 수없이 반복되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하나씩 보여지는 패는 오히려 관객의 궁금증을 자극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코트 양쪽을 쉴새없이 오가는 테니스 공은 세 남녀의 관계에 대한 은유이면서 각본이 관객을 사로잡는 방식이기도 하다. 영화는 스포츠와 삼각관계를 가장 매혹적인 비율로 조합해냈다.
<챌린저스>의 포스터.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벌이는 불꽃튀는 대결을 보여준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아이 엠 러브>(2009)로 잘 알려진 루카 과다니노 감독이 연출했다. 여름과 태양, 욕망은 과다니노 영화에 찍힌 가장 선명한 인장이다. <챌린저스>도 예외가 아니다. 과다니노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 테니스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미묘한 관계와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코트 위 인물들의 근육의 떨림, 흐르는 땀을 좇는 슬로우모션에서는 아름다운 피사체를 놓치지 않겠다는 감독의 집념마저 느껴진다. 영화가 직접적인 성애 장면 없이도 관능미를 뿜어내는 것은 이런 집념 덕분이다.
흥미로운 각본, 아름다움을 좇는 집요한 연출에 세 주연 배우의 풍부한 연기가 더해지며 영화의 매력이 배가됐다. 젠데이아와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는 모두 지금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배우들이다. 이들은 이리저리 돌출하는 욕망이나 질투 같은 감정을 섬세한 눈짓 하나로 표현한다. 타시 역의 젠데이아는 주연이면서 제작에도 참여했다.
영화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있다. 각본을 쓴 저스틴 커리츠케스다. 커리츠케스는 지난달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작품상 부문 후보로 오른 화제작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의 남편이기도 하다.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인 이 영화에서 어린 시절 첫사랑 남녀의 재회를 방해하는 ‘악마 백인 남편’이 커리츠케스인 셈이다. 그랬던 그가 쓴 각본이 세 남녀의 삼각관계라는 사실은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러닝타임 131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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