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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김대건 신부 바티칸 성상 축성과 영화 '탄생' –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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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소설가가 피력했듯, 올 9월16일 “600년간 비워 두었던 바티칸 베드로 대성당에 우리나라 최초 사제 김대건 신부님 성상을 축성하는, 한민족의 영롱한 디엔에이가 지구를 빛나게 하는 장엄한 행사”가 펼쳐졌다. 필자도 그 행사에 동참했다. 김홍신 선생 외에 안성기·윤시윤·김나운 배우, 감독 박흥식, 제작자 박곡지, 투자자 남상원 회장 등 십수 명의 영화 ‘탄생(2022년)’ 관계자 중 일원으로 ‘함께’한 것이었다.
그날 하루가 선사한 감격이나 개인사적 의미 등에 대해 상술하진 않으련다. 이번 성상 제막은 바티칸 역사에서도 아시아 최초라는 사실도 강변하진 않으련다. 그럼에도 오전 프란체스코 교황을 알현하며 악수를 나눈 ‘영광’을 비롯해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 집전하에 우리말로 드린 특별미사, 뒤이은 성상 제막식 및 축성식, 262대 교황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환영 리셉션, 그리고 유흥식 추기경과 성상을 빚어낸 한진섭 작가 부부 등과 한 만찬 등은 평생 간직하고 살아갈 일생일대의 체험이자 역사적 일정이었다. 유흥식 추기경의 강론이 아니더라도 김대건 신부의 순교 177주년이었던 바로 그날 “이런 방식으로 성상을 모시는 일은 대단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그 현장에 대한 일종의 르포성 스케치는 김홍신 선생과 기자가 충분히 전한 만큼 다분히 주관적인 단 하나의 소회를 밝히련다. 무엇보다 영화 ‘탄생’의 역사적 의의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싶다. 영화는 지난해 11월30일 개봉됐다. 상영 시간도 대중 영화로는 짧다고 할 수 없을 2시간30분여나 되고, 내부 정보에 의하면 총 제작비가 130억원에 달하는 대작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그 거액의 제작비를 CJ ENM이나 롯데 엔터테인먼트 같은 국내 굴지의 투자사가 아닌, 중소 규모의 부동산 관계사인 아이디앤플래닝그룹이 주도적으로 조달해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에 준비해 그해 12월 촬영을 개시했으며 2022년 4월에 완료했다. ‘탄생’은 소위 ‘창고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의 탄생 과정이 제목처럼 ‘탄생’이었던 것이다. 험난하고 위대한 탄생!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2’에 따르면, 대한민국 천주교 신자 수는 총인구 5,262만8,623명 대비 594만9,862명으로 11.3%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것 다 제쳐두고 그렇다면, 조선 최초의 사제이자 고작 스물다섯의 이른 나이에 순교한 성인의 짧았던 삶과 죽음을 극화한 극영화인 바, 그들이 우선적으로 응원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인지상정, 아닐까. 내 바람은 과욕이었다. 현재 ‘탄생’의 총 관객 수는 35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긴 이 나라 종교인들이 종교 따로 생활 따로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당장 나부터도 그렇다.
그럼에도 개신교도로서 물어보자. 혹 이 땅의 천주교 관계자들은 김대건의 생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 싸지 않은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굳이 영화관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걸까. 그가 사제이면서 동시에 이 나라의 ‘근대를 열어 젖힌 청년’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1861년)보다 16년 앞서 독도의 옛 이름인 우산(于山)을 로마자 ‘Ousan’이라고 표기한 ‘조선전도’(1845년)를 손수 그려 유럽에 전파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이번 김대건 신부 성상식이 더 의미 있게 다가선 이유는, 영화 ‘탄생’이 그 역사에 어떤 역할을 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 점에서 지난 4일 개막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으로 6일과 7일 양일간 영화가 상영되고 무대인사까지 진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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