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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진심, 파마리서치와 동성제약… 같은 원툴인데도 희비 엇갈려 – 히트뉴스

 Decade of Pharmaceuticals  제약업계 10년, 기업 비교 분석
국내 제약업계 100년 역사 중 최근 10년은 어찌보면 양극화를 만들어낸 시기일지도 모른다.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윗단에 올라서기 위해 준비해왔다. <히트뉴스>는 지난 <끝까지hit> 9호에 발간된 주요 제약업계 25년의 궤적에 2023년 분을 얹고 분석해 주요 제약사를 비교분석해보려 한다.
① 10년 전 같은 출발선 섰던 휴온스와 경동제약
② 파마리서치 VS 동성제약  
근래 10년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덩치를 키워온 곳은 파마리서치다. 2014년 200억대 매출에서 지난해 2300억원 상당으로 규모가 커졌다. 덩치를 키우는 데  발판이 된 것은 '근본의 재발견'이었다. '원 소스 멀티유즈'가 덩치를 키우는 데 한 몫을 했다.
화장품 분야서 성장을 노려온 또 한 곳의 회사는 동성제약이다. 자사 대표 화장품인 랑스크림을 비롯해 염모제 등으로 시장에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극적 수준의 성장세를 이루진 못했다. 화장품에 '진심'인 두 회사를 갈랐던 차이는 어디서 나왔을까.
 
의약품 매출 넘어서 효자 거듭난 '화장품'
세계관ㆍ채널 다양화ㆍ고급화ㆍ공격적 전략 먹혔다
파마리서치는 2014~2023년간 전체 조사대상군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2023년 매출은 2354억원으로 2014년 247억원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는데 연평균으로 보면 25.3%에 달한다. 
반면 동성제약은 2023년 매출 기준 885억원으로 10년 전 731억원에 비해 1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매년 성장률은 1.9% 수준으로 조사대상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동성제약의 경우 들쭉날쭉한 파장을 보여주는 점을 감안해도 전체적 상승세는 낮고 느렸다.
둘의 공통점은 대표 품목의 경향성이 '원툴(One Tool)성'에 가깝다는 것, 그리고 시기는 다르지만 화장품 분야에서 진심이라는 것이다.
파마리서치의 경우 2023년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에 다다른 데는 화장품 분야 비중이 컸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2023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화장품 분야 매출은 2021년 271억원 수준에서 2022년 384억원, 2023년 600억원으로 점프했다. 2022년에서 2023년 매출 상승액 800억원 중 약 4분의 1인 220억원 상당을 화장품 매출로 채운 셈이다. 특히 자사 의약품 매출 규모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파마리서치는 2001년부터 이탈리아 마스텔리에서 연어 정액의 DNA를 추출해 합성물질로 만든 PDRN 제품을 수입해 판매했다. 특정 세포에 결합하는 DNA의 조각이라는 점을 활용해 피부 손상 부위에 선택적으로 반응해 염증을 줄여주고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회사는 2018년 1월 바이오씨앤디 인수 이후 종속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 등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리엔톡스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여기에 에스트라로부터 그해 2월 필러 '클레비엘'의 사업부 영업양수도 계약을 맺으며 에스테틱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에스테틱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한 제품은 '리쥬란'이다. 회사 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리쥬란은 그야말로 효자 상품이자 젖줄이 돼 왔다.
회사는 이미지를 최대한 확장해 이어가는 방향을 택했다. 병의원 전용 화장품이었던 '리쥬란 코스메틱'이다. 현재는 다양한 분야로 채널을 넓히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여행객의 필수품 중 하나로 자리를 잡는데도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이름 짓기'를 꼽는다. 현재 미용 의료기기로 사용되는 제품의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화장품과 연결고리를 찾도록 한 방법이다. 게다가 여기에서는 자사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PDRN 유래 성분을 활용하면서 자사 기술을 브랜드화시키는 과정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는 화장품업계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는 데 공헌을 했다. 이미 시장에서 관절강 주사제와 스킨부스터 등을 통해 쌓아온 이미지를 고급 제품이라는 관념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를 위해 포장부터 구매처까지 다양한 전략을 도입했다.
또 다른 성공 요인은 광고비 등 과감한 마케팅 비용 투자 확대다. 의약품 업계에 비해 화장품 분야는 신제품의 회전 속도가 빠르고 도전자가 많은 이상 광고비의 비중이 높게 작용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관비 지출에 조금 더 신경쓰는 회사는 광고비의 제한 등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파마리서치는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 중 광고비만 약 211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177억원에 비하면 약 35억원가량이 늘어난 셈이다.
더욱이 모델을 배우 주상욱과 차예련 등 유명인으로 선정해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국내 공항, 관광지를 통해 국내 고객뿐 아니라 해외 고객에게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결과적으로 리쥬란 코스메틱의 국내외 매출 비율은 각각 절반 수준이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관절강 주사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여러 사업들이 회사가 보유한 사업분야와 최적의 조화를 이루며 별도 사업으로 '확장'하는 선순환을 만들었다. 의약품 비중이 낮은 '연어 원툴'이라는 비판을 오히려 원툴 특화사로 발전시켜 큰 성공을 견인했다.
성공적인 결과는 회사의 신약개발 여력까지 높였다. 파마리서치의 경상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11억원 으로 전년 66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매출로만 보면 5% 수준으로 절대적으로 높게 볼 수 없지만 2014년 고작 18억원에 지나지 않았던 연구개발비용을 100억원대까지 높이며 자사의 DOT 기술을 적용한 뉴클레오티드 나노 항암제 'PRD-101' 등의 투자 기반이 됐다.
 
염색약ㆍ화장품 업력 50년에도…
업계선 '화장품 맞춤 전략 부재' 아쉬움도 
동성제약은 화장품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다. 1957년 설립 이후 1965년 염모제 '양귀비', 1968년 '훼미닌'을 출시하며 화장품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던 회사였다. 1983년 미국 오리리화장품과 기술제휴를 시작한 뒤 포쉬에화장품 등을 설립하며 해당 분야에서 진심을 보여줬던 회사기도 하다.
현재도 사업보고서 기준 2023년 매출의 27.36%가 '세븐에이트'와 '이지엔' 등 염모제로 나올 만큼 화장품 비율이 높은 회사다. 그럼에도 정작 대표 제품 등을 포함한 화장품의 매출은 0.42%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의아하게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미용 계열 제품의 인식은 강하지만 정작 그 인지도에 비해 매출이 부족한 셈이다.
여기서 나오는 대표적인 이야기가 화장품 분야의 채널 다변화 필요성 문제다. 랑스크림의 경우 국내 약국 전용 제품이지만 실제 약국에서 화장품 판매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량 감소 유통채널을 여전히 주요 판매처로 삼고 있는 것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내 시장만 해도 올리브영 등을 비롯한 드럭스토어를 시작으로 온라인 채널, 최근에는 다이소 등에 이르기까지 채널의 이동이 진행되다 못해 굳어가는 수준이지만 정작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지엔 등 염모제가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커간 것과 비교했을 때 특정 채널 편중화는 업종의 흥망성쇠에 따라 매출 감소를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장품 분야 마케팅 비용의 집행이 높지 않아 제품 홍보의 기회 역시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공격적 마케팅을 선보인 파마리서치 사례가 아니더라도 미용 관련 제품을 약국 등에서 판매할 경우 입간판 및 POP 매대 등을 비롯해 자사 제품을 최대한 알리는 게 일반적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일반의약품이긴 해도 동아제약 여드름 치료제 '노스카나'의 경우 약국 앞 입간판 등에 영어, 일본어 등을 활용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여기에 제품별 색상의 톤을 다르게 하는 POP 매대 등으로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선택했다. 태극제약 역시 라디오 광고 등을 통해 꾸준히 기미 치료제인 '도미나 크림' 등의 인지도를 높이는 반면 랑스크림은 2016년 TV광고 이후 큰 차원의 광고를 진행한 바가 없다.
회사 측이 주요 화장품 제품 군의 판매처를 동남아시아로 잡고 현지 판매를 시도하고 있는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정작 제품을 구매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한국 내에서 인기'는 만들지 못했다. 
화장품 분야만큼 새로운 제품과 옛 제품이 각축을 벌이는 업계가 드문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3년 회사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광고선전비는 약 42억원 선이다. 전년 68억원과 비교하면 떨어진 수준이다.
제약업 본질에 충실한 주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제품 중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분야는 102억원, 전체 매출의 11.58%를 기록한 동성정로환 제품군 뿐이다.
다만, 최근 국내 첫 록소프로펜 성분 일반약인 록소앤겔 등의 제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항생제 및 멀미 등 상대적으로 생산단가의 영향을 받거나 수익성이 큰 제품은 아닌 탓에 이 역시 더딘 성장세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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