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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화폐 모델은 왜 모두 조선시대 인물들일까[BOOK]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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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0:09
2024.04.20 00:05
2024.04.20 00:02
책표지
대전환기, 한국의 미래를 만드는 세 가지 힘
권광영 지음
클라우드나인
인공지능(AI)과 새로운 국제질서의 도래 등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 시기에 한국의 성장판이 갈수록 닫혀간다는 우려가 많다. 삼성그룹 인력개발원 출신의 인재교육‧리더십‧혁신 연구가인 지은이는 한국이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내 성장 궤도에 다시 올라서는 방안을 고민해 1152쪽의 두툼한 책에 담았다.
지은이는 화폐의 등장인물이 각국의 역사‧가치‧지향점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2002년 여러 나라가 유로화로 화폐를 통일하기 이전 프랑스의 프랑화에는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와 건축가 에펠, 이주과학자인 퀴리 부인, 그리고 화가 세잔 등이 등장했다. 독일의 마르크화는 수학자 가우스, 작곡가 슈만, 동화작가 그림 형제 등이 모델이었다. 한결같이 현대로 이끄는 데 기여한 19~20세기 문화‧과학 공헌자다.
서울의 한 은행에 전시된 5만원권, 1만원권, 1천원권 지폐 모습. [연합뉴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이이, 이황, 신사임당 등 존경심이 우러나긴 하지만 성리학 시대인 조선왕조 인물 일색인 한국 화폐 모델은 우리의 지향점과 관련해 생각할 점을 숱하게 던져준다. 지은이는 현재 보수와 진보 세력이 진영논리에 갇혀 주요 정책은 물론 과거사와 근대 인물에 대한 ‘느슨한 합의’조차 이끌어내지 못하는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래서 앞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안은 어떤 것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구상한다. 과거는 첫째 근대를 형성하는 원점인 인식혁명, 둘째 근대 일본을 만든 메이지유신의 세 가지 발명품과 일제의 몰락, 셋째 근대의 7가지 필수 요소를 다뤘다.
지은이는 유럽이 1단계 창조적 소수의 출현, 2단계 주체세력 형성, 3단계 공론장으로 확산, 4단계 가속화 사회 진입이라는 인식혁명의 네 단계를 거치면서 새로운 근대세계를 열었다고 파악한다. 이를 통해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체제 확립, 노동자계급 부상을 이뤘으며 철도혁명과 대학‧학문, 언론‧리얼리즘문학 부상 등으로 근대세계를 확립했다고 설명한다.
구한말 조선은 근대화의 골든타임이던 1870~1890년 죽기를 각오해 개혁하고 도전하면서 스스로 개혁해 나라를 부국강병으로 이끌 기회를 놓친 것으로 평가된다. 동아시아에서 일본만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근대화를 이뤘다.
지은이는 그 동력을 ‘메이지유신의 세 가지 발명품’이라며 이와쿠라(岩倉) 사절단, 천황제,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에서 찾는다. 이와쿠라 사절단은 서구 12개국을 다니면서 근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천황제는 일본의 구심점이 됐으며, 야스쿠니 신사는 국가통합과 천황에 대한 충성수단으로 이용됐다. 하지만 일본제국은 천황제와 야스쿠니라는 내적 모순과 한계 때문에 전쟁의 참화 속에서 무너졌다.
1434년에 만든 활자 ‘갑인자'(甲寅字)로 추정되는 한자 금속활자.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연합뉴스]
지은이는 동서양 석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서유럽국가들이 근대문명을 이끈 필수요소를 근대교육‧출판문화‧신분해방‧인프라스트럭처‧재정근대화‧군대근대화‧근대헌법의 7가지로 정리한다. 이러한 일본과 서유럽의 근대화 역정을 살펴본 다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은이는 대한민국의 기운을 되찾으려면 병렬파워, 혁신생태계 구축, 코어심벌의 세 가지가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우선 정치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한 현대 한국의 문제를 푸는 해법으로 병렬파워를 내놓는다. 정치‧경제‧언론‧교육‧과학기술‧종교‧시민단체 등이 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병렬적인 권력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지속적인 부를 창출하는 방안으로는 혁신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생태계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병렬파워와 혁신생태계를 제대로 유지하려면 보편적 가치로 사회를 통합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코어심벌이 필수적이란 게 지은이의 시각. 그는 개인주의, 다문화, 엘리트주의, 공정 등 다양한 요소가 혼재한 한국이라는 다원화 사회에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코어심벌로 제안한다. 한국이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할 수 있는 책이다.
채인택 전 중앙일보 전문기자 tzschaei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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