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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의 '마케팅 스턴트'는 계속될까? – 오픈애즈

OTT 일타강사
티빙의 ‘마케팅 스턴트’는 계속될까?
김우정
 
프롤로그  
무플보단 악플을 선택한 스포츠 라이브  
도전자가 된 늙은 챔피언의 딜레마  
재무중심의 반복경험이 지배한 패착들  
바보야, 문제는 광고야!  
승부수는 결국 오리지널의 타율  
에필로그  
 
 
 
프롤로그
Was it a cat I saw?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앞으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문장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는 많은 패러디와 언어유희가 등장한다. 작가 ‘루이스 캐럴’은 철자 바꾸기, 조어의 재창조, 말장난, 동음이의어 활용 등으로 실질적인 내용 없이 미사여구나 현학적인 말을 늘어놓는 ‘글쓰기 스턴트(Writing Stunt)’를 즐겼다. 
 
마케팅 스턴트(Marketing Stunt)는 주목을 끌기 위한 목적의 파격적이고 과감한 마케팅 전략이다. 전통적인 광고법칙을 벗어나 충격적인 방식으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린다는 점에서 노이즈 마케팅과 유사하지만, 브랜드 정체성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슈 파이팅과는 차별화된다. 
 
마케팅 스턴트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일순간 높아진 주목도로 인지도와 경영 성과를 높일 수는 있지만, 특유의 강력한 파격성 때문에 사회적 반발을 살 수도 있다. 마케팅 스턴트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사업 철학과 어우러진 형태로 매우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티빙은 대한민국 대표 OTT 플랫폼이다. 2020년 10월 1일 대한민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티빙은 쿠팡플레이, 웨이브와 토종 OTT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티빙은 최근 과감한 마케팅 스턴트를 시작했다. 모회사를 통해 1,350억 원을 투입, 3년간 ‘한국프로야구(KBO)’ 모바일 중계권을 독점했다. 2023년 티빙의 적자규모는 1,249억 원이었다. 
 
 
티빙의 프로야구는 마케팅 스턴트다.
 
 
무플보단 악플을 선택한 스포츠 라이브
2024년 3월, 티빙은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생중계했다. 중계는 자막 오류, 하이라이트 업데이트 타이밍,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의 미숙함을 드러내며 야구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홈인을 ‘홈런’으로, 희생플라이를 ‘희생플레이’로, ‘세이프(SAFE)’ 상황을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하거나, 타자를 선수 등번호로 호명하는 등 기초적인 실수가 빈번하게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화면 우측 상단 KBO 메인 스폰서 로고를 가리고 티빙 로고를 노출하는 등 독점 중계권자의 책임 있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티빙 최주희 대표는 “시범경기 시작과 동시에 쏟아진 비판 기사들은 물론 야구팬들의 목소리까지 모두 확인했다. 이번 사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주말 동안 실시간 대응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는 치열한 OTT 경쟁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마케팅 스턴트였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오리지널 시리즈 경쟁에서 탈피하겠다는 과감한 선택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며 최종 성공에 물음표가 켜졌다. 
 
하지만 무플보단 악플이 필요했던 티빙에게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득이다. 본 경기가 아니라 시범경기 중계에서 실수가 발생했고, 남은 기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점도 기회다. 역설적으로 부실 중계가 아니라 매끄러운 중계였다면 엄청난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 큰 관심과 주목이 필요했던 티빙 입장에선 소중한 마케팅 자산을 확보한 것이다. 
 
서비스 회복 역설(Service Recovery Paradox)은 고객이 기대했던 서비스 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았을 때, 기업이 적절하게 대응하여 문제를 해결하면 고객은 실제로 처음 기대했던 수준보다 더 높은 만족도를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기업이 서비스 실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경우, 고객은 기업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 역설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4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서비스 실패가 발생해야 한다. 둘째,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셋째, 불평과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보상과 회복 노력이 있어야 한다.
 
 
티빙은 1번과 2번에 성공했다.

3번과 4번에 대한 대응은 진행 중이다. 
 
 
2023에도 프로야구를 중계했던 티빙은 이제 디지털 뉴미디어 독점사가 됐음에도 과거의 잘못을 조금도 개선하지 않았다. SBS 정우영 캐스터의 인터뷰 中
 
 
티빙은 급하게 만들어진 도전자다. 
 
 
도전자가 된 늙은 챔피언의 딜레마
티빙의 모체는 ‘씨제이이엔엠(CJ ENM, 이하 씨엠)’이다. 씨엠은 CJ그룹 산하의 TV, 방송, 커머스, 영화, 미디어, 음반, 매니지먼트, 홈쇼핑 전문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씨엠은 28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그룹이었다. 콘텐츠 기업으로 출발한 씨엠은 미디어, 인터넷, 게임, 쇼핑 등과 결합되면서 덩치를 키웠다. 
 
시작은 1996년 설립된 ‘CJ엔터테인먼트’였다. 이후 2010년 CJ오쇼핑의 온미디어와 MBC플러스미디어 지분이 신규법인 오미디어홀딩스로 분할되었고, 2011년 상호명을 ‘CJ E&M’으로 변경한 후 3월부터 온미디어, CJ인터넷, 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 5개 계열사를 합병했다.
 
CJ E&M은 ‘Entertainment & Media’의 준말이었다. 2018년 E&M은 CJ오쇼핑과 합병했다. 그리고 현재 씨엠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변경된 ENM의 뜻은 ‘Entertainment and Merchandising’이다. 합병 이후에도 기존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씨엠은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챔피언이었다.
 
 
챔피언의 숙명은 엄청난 도전에 시달리는 것이다. 씨엠은 같은 대기업 출신인 오리온과 경쟁했고 승리했다. 훨씬 큰 덩치를 가진 롯데와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카카오, 네이버 같은 IT 신흥 강자들의 도전도 씨엠의 챔피언 벨트를 빼앗지는 못했다. 하지만 2016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도전자를 만난다.  
 
넷플릭스였다. 
 
 
이후 씨엠은 챔피언 벨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침공은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했다. 넷플릭스가 2016년부터 4년간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7,700억 원으로 씨엠 전체와 맞먹는 비용이었다. 2020년 9월, 한국 넷플릭스 유료 가입 가구는 330만 명을 돌파했다. 씨엠은 크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티빙은 이 과정에서
급하게 만들어진 도전자였다.
 
 
 
합병이라는 마케팅 스턴트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재무중심의 반복경험이 지배한 패착들
늦었다, 늦었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티빙은 2020년 10월 출범했다. 씨엠이 48.85%의 최대 주주고 합병한 대기업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13.54%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종편으로 상징되는 ‘SLL’이 12.75%, 국내 최대의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10.6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씨엠의 자회사이면서 국내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통신 대기업, 종합편성 미디어 기업,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연합군이다. 연합은 강한 적을 상대하기 위한 필연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느리고, 적자가 발생하면 연대가 느슨해지며 내홍이 심해진다. 이 외에도 티빙의 태생적인 약점은 많다. 
 
티빙의 관계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이하 스곤)’은 씨엠의 자회사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콘텐츠 제작사다. 스곤은 201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9년 넷플릭스는 스곤에 4.99%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3년간 21편의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 동맹이었다. 
 
1년 후, 씨엠의 티빙이 출범한다. 티빙 입장에선 최고 품질의 콘텐츠 파트너인 스곤이 이미 가장 강력한 경쟁자와 동침 중이었다. 스곤이 성장할수록 경쟁자인 넷플릭스의 시장 장악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 웃픈 상황이 출범 전부터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다. 씨엠과 넷플릭스의 계약은 2024년 종료 예정이다.
 
티빙의 재무적 이해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그리고 대기업 기반의 의사결정 구조와 문화는 창의적인 전략을 방해한다. 28년 동안 경험한 씨엠의 무수히 많은 금전적 성공경험은 오히려 스트리밍 중심의 미디어 혁신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티빙이 급하게 만들어졌다는 약점은 사용자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티빙은 해외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시청 목록을 3개월밖에 저장할 수 없고, 취향 추천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검색 기능도 취약하고, 인물과 작품 데이터 베이스 관리도 체계적이지 않다. 오리지널 콘텐츠 정보제공도 친절하지 않고, 모바일과 스마트 TV의 시청 장면이 검열 과정에서 다르게 제공되기도 한다. 
 
   
현재 티빙은 웨이브와의 합병을 준비 중이다.  
  
 
또 한 번 반복되는 합병이라는 마케팅 스턴트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스포츠도 스트리밍도 광고가 승부처다. 
 
 
 
바보야, 문제는 광고야!
모든 모험은 첫걸음이 필요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그냥 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2022년 11월,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를 출시했다. 광고형 베이식은 스트리밍 콘텐츠를 재생할 때 시작 부분이나 중간에 광고가 들어가는 요금제로, 기존 요금제보다 훨씬 저렴한 월 5,500원을 내면 일부 영화와 시리즈를 제외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었다.
 
   
광고요금제 도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매출액, 영업이익을 모두 높이며 경쟁자를 크게 따돌렸다. 광고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의 가격 저항을 낮추어 사용자 이탈을 막으면서도, 높은 구독비용이라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석이조의 전략으로 작용했다. 현재 넷플릭스 가입자의 10% 정도가 광고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고, 이 중 85%는 신규 가입자들이다. 
 
넷플릭스발 스트리밍 광고는 OTT 전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켰다. 광고주들은 스트리밍 광고를 크게 반겼다. 텔레비전 모니터로 OTT를 즐기는 시청자들은 여전히 매력적인 광고타깃이고, 명확한 목표 설정이 불가능했던 TV CF와 달리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노출과 성과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중간광고 형태의 직접광고가 전부지만, 향후 간접광고와 커머스와 연결된 PPL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상파, 케이블, 종편 채널의 광고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 광고요금제는 OTT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영상 광고시장 전체를 뒤흔든 ‘마케팅 트리거(MKT Trigger)’가 됐다.
 
티빙도 늦었지만 국내 최초로 스트리밍 광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4년 3월, 티빙은 넷플릭스와 동일한 월 구독료 5,500원의 광고요금제를 출시했다. 화질은 스탠다드 이용과 동일한 1080p로 제공되고, 프로필 개수는 최대 4개까지, 동시접속은 2대까지 가능하다. 
 
   
국내 OTT 플랫폼 중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스트리밍 구독자는 이미 포화상태다. 이제 확보한 구독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플랫폼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광고는 검증된 첫 수익모델이다. 티빙은 다행히 이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모회사인 씨엠과 케이블 채널 광고주 네트워크 그리고 관계사인 메조미디어 등의 전폭적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중계의 성공도 결국 광고 유치 여부에 달려있다. 
 
   
즉, 스포츠도, 라이브도, 스트리밍도
이제 광고가 승부처다.  
 
 
 
독점성을 갖춘 어트랙션은 모두 OTT 오리지널 
 
 
 
승부수는 결국 오리지널의 타율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 건지에 달렸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패는 결국 독점 콘텐츠인 오리지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빙보다 1년 먼저 출범한 토종 OTT 플랫폼 웨이브는 2024년 기준 누적 적자가 2,000억 원에 육박한다. 영업이익은 256억 감소했다.
 
심지어 웨이브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약한영웅2’의 권리를 넷플릭스에 넘겼다. 이는 ‘모범택시2’를 쿠팡플레이와 함께 공개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경영악화의 수순이었다. 오리지널을 내팽개친 웨이브는 쿠팡플레이와 티빙에 밀려, 토종 1위 자리에서 멀어졌고 사실상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다. 티빙과의 합병도 빨간 등이 켜진 상황이다.
 
오리지널 경쟁은 ‘한정된 시간의 전쟁’이다. 시청자의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시성비 전쟁’에선 크게 3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둘째, 치킨게임을 버틸 자본의 체력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의 타율을 높이는 차별화 전략이 무엇보다 핵심이다. 
 
   
왓챠와 애플 TV+는 이 경쟁에서 탈락했고,
디즈니 플러스는 탈출 중이고,
웨이브는 탈락 직전이다. 
 
 
이제 오리지널은 드라마와 영화, 예능만이 아니다. 스포츠 중계, 콘서트 실황, 쿠킹 라이브 심지어 뉴스와 게임도 오리지널이다. 독점성을 갖춘 어트랙션(Attraction)이라면 모두 OTT 오리지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유료 구독자 유치보다 광고를 봐줄 시청자 유치가 스트리밍 마케팅의 새로운 목표가 되었다.
 
   
티빙은 토종 OTT의 자존심이다.  
 

 
티빙의 최대 강점은 국내 시청자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방영된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과 ‘유미의 세포들’은 티빙 오리지널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술도녀는 스타급 캐스팅의 부재, 낮은 제작비, 늦은 편성 시간, 19세 관람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티빙 오리지널 최고 흥행작품의 반열에 올랐다. 술도녀는 티빙 역대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고, 검색량과 화제성면에서도 크게 성공했다.
 
술도녀와 ‘유미의 세포들’은 모두 웹툰이 원작이다. 티빙의 예능은 ‘나영석표’가 대표적이고, 교양 프로그램의 품질도 높다. 결국 티빙의 최대 강점은 케이블과 종편의 시공간 확장이다. TV 모니터와 편성표에서 시청자를 해방시킨 것이 티빙의 최대 공적이라면 공적이라 말할 수 있다. 스포츠 중계권 등으로 단기적 재무성과를 높일 수는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용자는 여전히 목마르다. 티빙에 시간을 더 써야 할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술도녀는 도도새처럼 진화를 멈추고 멸종할까?
 
 
 
에필로그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는 마케팅 스턴트다. 프로야구는 봄에 꽃을 피워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2024년 시즌은 10개 팀이 3월 23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를 치르고, 10월에 포스트 시즌으로 마무리된다. 이 기간 티빙의 성과는 눈부실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요금제가 유료 구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광고주 유치로 적자폭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야구는 가을이면 끝난다. 

 
 
얼마 전, 티빙의 간판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3(이하 환연)’이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환연은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이다. 환연은 공개 12주 차에 관련 클립 영상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돌파했고, 주말 3일 시청UV(순 이용자 수)가 티빙 오리지널 중 1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총 시청 시간은 2,500만이고, 전 시즌보다 10% 높다. 
 
환연의 성공은 티빙 오리지널이 나아가야 할 또 하나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높은 제작비를 투자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비해 훨씬 적은 제작비로 유사한 효과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출연료가 유명 배우의 1/10~1/30 수준에 불과하다. 환연은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티빙은
본질적인 결핍을 해결해야만 한다.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AI융합대학, 前 방통위 상임위원)는 “‘토종 OTT의 글로벌화’란 담대한 비전이 필요하다”는 칼럼에서, “K-콘텐츠 파워에 비해 ‘K-플랫폼 파워’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로부터 ‘안방’을 지키는 것마저도 힘겨워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청자는 여전히 K-콘텐츠에 목마르다.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2억 6천만(국내 1천2백만)이고, 티빙의 구독자는 5백5십만이다. 글로벌은 2.1%에 불과한 열세고, 국내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개척할 잠재 시장이 2억 5천만 이상이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 마케팅 스턴트는 위험한 전략이다. 하지만 멈추면 즉시 탈락하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게임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도도새가 등장한다. 도도새는 작가 ‘루이스 캐럴’의 페르소나다. 도도는 실존했던 조류고, 결국 멸종했다. 예상치 못한 천적이 나타나면, 나의 오랜 습관부터 바꿔야 살 수 있다. 도도는 멸종했지만, 티빙은 아직 건재하다. 티빙 ‘마케팅 스턴트’의 무운을 빈다. 멈추지 말기를.
 
 
도도새(Dodo)는 모리셔스 섬에만 서식하던 조류로, 커다란 몸집과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했습니다. 도도는 천적이 없었던 섬 환경에 적응하며 조심성이 없어졌고, 알과 새끼를 지키는 방어 능력도 약해졌습니다. 게다가 섬에 유입된 외래종들과 경쟁해야 했습니다. 도도는 결국 1598년 네덜란드 탐험가들에 의해 최초 발견된 이후, 100년도 되지 않은 1681년에 멸종했습니다. by 클로드3
 
김우정
글쓰는 기획자 그리고 OTT 캐스터.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휴리스틱 기반의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OTT 미디어랩 수석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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