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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현장보고] 브로드웨이 '100만달러 클럽' 들어간 오디컴퍼니 신춘수 – 연합인포맥스

(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뮤지컬의 본고장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100만 달러 클럽’이라는 표현이 있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매주 100만달러(약 13억7천만원)어치의 티켓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매주 최소 90만달러 이상의 티켓 매출이 나올 경우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은 겨우 손익분기점을 지키게 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매주 1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 정도의 매출을 확보하지 못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바로 폐막의 수순을 밟는다.
국내 최대 뮤지컬 제작사인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뉴욕한국문화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뮤지컬 프리뷰 첫 주부터 ‘100만달러 클럽’이라는 상징적인 클럽에 들어왔다”고 소회를 전했다.
지난 25일 맨해튼 브로드웨이 씨어터(Broadway Theatre)에서 신 대표의 야심작 ‘더 그레이트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오프닝 공연이 열렸다.
‘가장 미국적인 문학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F.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각색한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 배우 중에 한 명인 에바 노블자다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또 화려한 연출을 통해 개츠비의 맨션과 파티 등을 재연했고, 1920년대의 재즈, 스윙, 탭댄스와 화려한 분위기를 그대로 담았다.
뮤지컬 뒤에는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 공연에 2천500만달러(약 344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짓는 자리이자 뮤지컬 자금 조달의 가장 큰 관문인 ‘트라이 아웃(try out)’ 시범 공연에도 6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했다. 통상 트라이아웃 공연에 들어가는 투자금 400만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를 투자?다.
그 결과 총 제작비 2천500만달러의 절반 정도를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할 수 있었다.
신 대표는 미국 측 투자자, 극장 파트너와 한국, 일본의 기업 투자로 1천만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역풍도 있었다.
환율 여파와 브로드웨이 제작비 상승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과감한 초기 자본 투자가 브로드웨이 상륙이라는 쾌거로 연결된 셈이다.
신 대표는 “2천500만달러라는 자금을 펀딩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성과다”라며 “과감하게 두 배 이상의 트라이아웃 공연 제작비를 들이고 개발비용을 들인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만약 공연이 1년 정도 브로드웨이에서 이어질 경우 제작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브로드웨이에서 향후 5년 이상 위대한 개츠비가 계속 공연되고, 영국과 호주, 일본 등에서도 위대한 개츠비를 공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신 대표의 브로드웨이 도전기는 ‘칠전팔기’다. 그는 지난 2014~2015년에 미국 시장에 ‘홀러 이프 야 히어 미’, ‘닥터 지바고’ 등을 올렸지만 공연이 이어지지 못했다.
이를 갈고 준비한 만큼 이번에는 반응이 폭발적이다. 한 주당 100만 달러 이상의 티켓 매출을 냈고, 프리뷰를 포함한 10주 공연이 연속 매진되는 등의 쾌거를 거두고 있다.
올해 브로드웨이에 올라간 신작 중에 가장 성적이 좋고, 이후 미국 투어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K-문화, K-뮤지컬이 관심을 받는 미국 문화계의 흐름은 지금이 2조 규모의 브로드웨이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좋은 적기라는 점을 보여준다. K-팝과 K-드라마, K-영화의 성공 속 신 대표가 K-뮤지컬로 승부수를 띄운 이유다.
신 대표는 “이번에 성공을 거두면 다음에는 더 한국적인 소재로 정면 승부를 하고 싶고, 자신 있다”며 “보편성과 완결성, 예술성을 확보하면 다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들의 이야기가 여기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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