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공세와 한국 이커머스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쿠팡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000만 달러(531억원·분기 평균 환율 1328.45원 기준)로, 전년 동기(1억677만 달러) 대비 61%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22년 3분기의 사상 첫 분기 흑자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9085만 달러(1160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2400만 달러(31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사상 첫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2022년 3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진 순이익 흑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매출은 71억1400만 달러(9조4505억원)로 28% 늘면서 사상 첫 9조원대 분기 매출 기록을 세웠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먼저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64억9400만 달러(8조6269억원)로 20% 늘었다.
올해 처음 실적에 반영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쿠팡이츠·대만 사업 등 성장사업 매출은 6억2000만 달러(8236억원)으로 전년 동기(1억4200만 달러·1813억원)의 4.5배로 증가했다. 이는 2억8800만 달러(3825억원)에 달하는 파페치 매출 합산 효과다.
손실 규모는 커졌다. 성장사업의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적자는 1억8600만 달러(2470억원)로 4배 가까이 확대됐다. 파페치의 EBITDA 손실액은 3100만 달러(411억원)였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의미하는 '활성 고객수'는 2150만명으로 지난해(1860만명)보다 16% 증가했다. 단 쿠팡이츠만 쓰는 고객을 제외한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이다. 활성 고객 1인당 매출도 315달러(41만8460원)로 3% 늘었다.
미국 월가에서는 1분기 쿠팡 실적을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보는 분위기다.
그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쿠팡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1300억~1500억원으로 예상했다. JP모건도 쿠팡이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 등의 견고한 성장세에 힘입어 1분기에 영업이익 2060억원과 당기순이익 10380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실적에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물류 인프라 투자,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발 위기를 거론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특히 강조했다. 향후 수십억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지속해 배송 속도를 한층 높이고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한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케 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산 제품 구매·판매액을 지난해 130억 달러(17조원)에서 올해 160억 달러(22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려 한국 중소 제조업체가 로켓배송 인프라를 통해 더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무료배송·반품, 할인쿠폰 제공 등 와우 멤버십 혜택 규모도 지난해 30억 달러(4조원)에서 올해 40억 달러(5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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