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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라이더연합, "이륜차도 세금내는 자동차입니다" – 시사매거진

[시사매거진] 오토바이, 원동기장치자전거, 바이크, 이륜차, 모터싸이클 등 불리는 단어도 여러개인 만큼 두바퀴 달린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위험하다, 사고나면 최소 중상, 시끄럽다, LED 번쩍번쩍, 차간주행, 신호대기는 맨 앞… 바이크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 키워드는 이 외에도 너무 많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바이크"다. 이 단어들은 사실 한 단어로 함축된다. 그것은 바로 "안전"이다.
이 단어들을 바이크 오너 입장에서 바라보면 바이크는 위험하다. 사고나면 최소 중상이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배기음을 크게하기도 하고 LED같은 등화류도 설치한다. 빨리 가기 위해 차간주행도 하고 또 신호대기는 맨 앞에 서기도 한다.
모든 이동수단에는 그 목적이 있다. 바이크의 가장 큰 목적은 차보다 빨리 이동하기 위함이고, 4륜차는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함이다. 필요와 목적에 의해 같은 도로를 달리면서도 이륜차와 사륜차 오너는 항상 대립해 오고 있다. 또 이륜차 사고를봐도 가해자는 4륜차가 더 많은데, 바이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차디차기만 하다. 이렇게 된 이유와 문제는 무엇일까.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고육지책도 마다하지 않는 대한라이더연합 박무혁 대표를 만나보았다. 
대표님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한라이더연합 대표 박무혁입니다.
올해 32세의 젊고 혈기왕성한 저는 모터싸이클을 주 업으로 삼으시던 부친 슬하에서 17세 면허를 취득하기 전부터 조기 모터싸이클 교육을 받으며 성장 했습니다.
흔히 라이더들과 담소를 나눌 때 “나는 몇 살부터 바이크를 탔다”라고 자랑들을 하시는데, 저는 우스갯소리로 “나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바이크 탔거든요~ 라이더 인생 32년차입니다”라고 자랑하곤 합니다.
대한라이더연합, 단체 소개도 부탁 드립니다.
부친께선 대한민국에서 모터사이클 문화라는 것이 처음 만들어진 1970년 초부터 라이딩을 하신 1세대 모터사이클 라이더로 지금은 이 세상에 안계시지만 저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멋진 라이더이십니다.
1972년 개통된 경부고속도로가 막히는걸 바로 앞에서 직접 경험하신 세대로 군사정권 시절임에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소규모 저항 활동을 하셨고, 우리도 좀 사람답게 살아보자며 당시 연중무휴로 운영하던 경상남도 바이크센터들의 문을 일요일 만큼은 닫게 만들었던 장본인이십니다.
부친의 이런 선구자적인 라이더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은 아들인 제가 바이크 관련 불합리한 조치들에 맞서 저항활동을 하고 있고, 우리도 사람다운 대접 좀 받아 보자며 대한라이더연합을 창설하여 라이더 문화 선도 캠페인을 벌여나가고 있습니다. 
유튜브, 카페, 단체, 라이더 쉼터 등 활동이 많은데 계기를 알려주세요.
인생의 대부분을 바이크와 함께 하고 있는 만큼 커뮤니티 활동을 꽤 오랫동안 했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되어 동호회라는 것이 생겨나 본격적으로 확산 되던 시절 갓 면허를 딴 뜨내기 라이더였지만 그저 바이크가 좋고 사람이 좋았기에 다음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그룹라이딩을 즐겼습니다. 
특유의 사교성과 붙임성으로 저보다 열 살 스무살은 많은 라이더 형님들과 라이딩을 다녔습니다.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살아가는데 엄청난 플러스라는 것을 알아가며 스처 지나가는 인연일지라도 소중히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런 모터사이클 문화라는 것은 저의 라이더 인생에 있어 정말 소중하고 값진 보물과도 같은 존재인데, 우리 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허술하고 낡은 이륜차 제도는 저의 보물을 더럽히다 못해 망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본격적인 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사건은 첫 입주한 신축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어난 바이크 강제이동 사건 때문입니다.
그 사건 이전부터 주차거부와 멀쩡하게 세워둔 바이크를 허락도 없이 만져보고 자기 자식 신발신킨채로 시트위에 앉히고 하는 등의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불가능한 사건들을 조금씩 접해왔는데요, 주차장에 멀쩡히 주차되어 있어야할 저의 소중한 바이크가 이상한곳으로 옮겨진 사건을 처리하면서 단체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닳았습니다.
당사자는 핸들락까지 잠근 바이크가 질질 끌려가는 CCTV 화면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는데 경찰에선 범죄 의도가 없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입니다.
또 주차거부, 주유거부도 마찬가지로 개인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분개를 하며, 라이더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2017년도부터 계획을 잡고 한걸음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이륜차 산업과 관련 정책은 어떤 문제가 있나요.
대중매체와 소셜 미디어 매체를 통한 모터사이클 라이프의 간접체험으로 레저 라이더 인구는 계속적으로 늘어가고 있고 특히 코로나 팬더믹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배달대행으로 인한 상업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모터사이클 이용 인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용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라이더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고 이륜차 산업이 활성화가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속도로, 자동차 전용도로의 이륜차 진입 금지 조치는 곧 이륜차 산업을 장기적으로 죽이겠다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조치입니다.
국산 바이크의 붐이 일던 2000년 대 국내 제조사의 연구원들은 하나같이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가 열리지 않는다면 이륜차 산업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예언 했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저는 '엑시브, VF, 포르테, 로드윈과 같은 국산 바이크가 이렇게나 많이 다니고 650CC 고배기량 바이크를 수출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세월이 점점 흐르며 국산 바이크의 비중이 줄어들고 도로 위에 외제 바이크들이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와서는 250CC 이상 고배기량 바이크의 등록 비중이 외산 99%라는 슬픈 현실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외산의 등록비율은 더욱더 가속화 되고 있고 이제는 125cc 시장 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수입에만 의존하게 되는 이륜차산업은 여러 문제점들을 낳고 있습니다.
한 해 수입되는 바이크 만해도 수백 여 종에 이르고 이로 인한 외화 유출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수백 종의 수입 모터사이클과 이를 유지 보수 하기 위해 수입하는 부품과 케미컬류, 보호장비류, 튜닝부품 등 한국의 이륜차 시장규모는 연 1조 5천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나는 대부분의 바이크들이 수입 바이크이기 때문에 사고 한 건당 손해율이 심각한데요, 넘어졌다 하면 바이크 한대값이 나와버리는 부품/공임비로 인해 손해율이 올라가고 있어 손해를 볼 수 없는 이익집단인 보험사들은 단합을 통해 말도 안되는 책임보험비를 받는 한편 유상운송 가입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놨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책임보험 조차도 가입하지 않고 등록/운행중인 라이더들이 존재합니다.
무보험으로 인한 벌금보다 보험비가 비싸기 때문에 등록을 위해 1달치만 결제하여 보험가입을 하고 1달 이후부터는 무보험으로 다니고 있는 바이크가 무려 백만 대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의 정책들은 선제 예방 보다는 일이 터지고 나서 뒷수습 하기에 급급한 양상을 보이는데요, 뒷수습이라도 하면 정말 다행이지만 이용 인구가 급증하여 문제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처 방법과 처리속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라이더들이 관심을 갖고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때부터 라이더 한 사람이라도 더 이런 불합리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유튜브와 커뮤니티 활동을 쉼 없이 해오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우리의 이러한 저항활동, 계몽활동, 자정작용 등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경기권 라이더들이 투어를 위해 지나다니는 길목인 파주 월롱일대에서 라이더쉼터(파만장)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바이크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라이더들이 노력을 해야함과 동시에 관련 법령과 정부 정책들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져야 합니다. 또한 이륜차도 세금을 내는 자동차인 만큼 도로에서 평등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대한라이더연합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임정빈 기자  114hel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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