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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비용 10% 절감” 재탕한 농수산물 대책 – 경향신문

“유통비용 10% 절감” 재탕한 농수산물 대책 성과 부진한 도매법인 퇴출하고
온라인 시장 5조원 규모로 확대

전문가 “시장도매인 제도 통해
도매시장의 경쟁 촉진해야”

정부가 농수산물 가격을 낮추기 위해 유통단계를 줄여 유통비용을 10% 이상 절감하기로 했다. 성과가 부진한 도매법인은 퇴출하고, 온라인 도매시장 규모를 5조원 규모로 키울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농수산물 유통경로를 다양화하고 경쟁을 촉진시켜 전체 가격에서 49.7% 수준인 유통비용을 10% 이상 줄이겠다는 것이다.

국내 공영도매시장은 소수 도매시장법인이 독과점하는 구조다. 유통구조를 보면, 출하된 농수산물은 가락시장과 같은 공영도매시장의 경매를 통해 중도매인이 낙찰받고, 이후 농수산물이 대형마트나 도·소매시장에 공급되는 방식이다.

법인은 경매를 대신 진행해주는 대가로 생산자로부터 4∼7%의 수수료를 챙긴다. 국내 최대 농수산물 거래 시장인 가락시장의 경우 5개 도매시장법인(중앙청과·서울청과·동화청과·한국청과·대아청과)이 전체 경매를 맡고 있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20%대(2021년 22%)로, 도·소매업 평균 영업이익률(2%대)을 크게 웃돈다. 또 지정 유효기간은 5~10년이지만, 구체적인 재지정 절차와 평가 기준이 없어 계속 영업 중이다.

정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을 통해 기존 법인의 지정 기간이 만료되면 평가를 거쳐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정 기간 내라도 성과가 부진한 법인은 지정 취소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지금도 임의로 법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으나 1976년 법 제정 이후 지정 취소된 법인은 모두 6곳에 그쳤다.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121개인 농산물 거래 품목을 2027년까지 가락시장 수준인 193개로 확대하고, 수산물은 하반기에 거래를 개시한다. 2027년까지 가락시장 수준인 5조원 규모로 덩치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또 산지 유통과 수급 관리 역량을 키우기 위해 사과·배추 등 주요 품목의 거점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취급 물량을 늘리고, 2027년 목표로 했던 APC 100개소 구축 계획도 1년 앞당긴다. 또 사과·양파 등의 포장 비용을 줄이기 위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올 하반기부터 벌크(무포장 진열) 유통을 실시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난해 1월 나온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과 유사해 “재탕”이란 지적이 나온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도매시장법인의 지정 취소 의무화와 공모를 통한 신규 법인 진입 유도 등은 지난해 1월 대책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윤병선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산지 출하자와 소매상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는 ‘시장도매인’ 제도 등을 통해 도매시장법인의 지배력을 낮추고 도매시장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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