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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만 주인공, 현타 왔다” 40대 로펌 사무장이 딴 자격증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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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직업’
푸르렀던 20대 꿈과 성공을 좇아 선택한 직업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달리다 20년, 30년 지나면 떠날 때가 다가오죠.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닥쳤든, 몸과 마음이 지쳤든, 더는 재미가 없든, 회사가 필요로 하지 않든…오래 한 일을 그만둔 이유는 사실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할 용기입니다. ‘환승직업’은 기존 직업과 정반대의 업(業)에 도전한 4050들의 전직 이야기입니다. 고소득, 안정된 직장이란 인생 첫 직업의 기준과 다르게 ‘더 많은 땀과 느린 속도’의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소개합니다. 이 직업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 ‘A to Z 직업소개서’와 ‘전문가 검증평가서’까지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대진(48)씨에게 지난 20년은 ‘대체하기 어려운 나만의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30대 때 그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로펌의 잘나가던 사무장이었다. 하지만 로펌의 주연은 언제나 라이선스를 가진 변호사였다. 이씨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감초’였을 뿐이다. 이씨는 “어느 날 문득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월급쟁이가 아닌 곳에서 답을 찾고자 40대 초반 그간 모은 돈을 털어 강남 대치동에 디저트 카페를 열었다.
절실함 때문이었을까. 카페는 입소문을 탔고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 런’을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외국 사업자로부터 프랜차이즈화 제안을 받았을 정도다. 카페 확장 이전을 계획했지만 비용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휴식 없는 일상, 골병드는 몸. 발목을 잡는 게 많았다. 12년간의 법률사무소 사무장 생활과 카페 사장으로서 5년, 도합 17년의 생활을 정리했다.
미래에도 가져갈 수 있는 나의 무기가 있어야겠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에 다다른 그는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는 이제 2년차 전기시설관리자다. 넥타이를 맨 채 서초동을 오가던 화이트칼라가 이제는 작업복을 입고 전기 공구를 든다. ‘전직했을 때 주변으로부터 오는 편견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왜 아쉬운 게 없겠어요”라고 답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전문성을 쌓을 수 있고 노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증은 이만한 게 없습니다. 자격증의 힘이라고 생각하고 만족합니다.”
전기시설관리자 이대진(48)씨가 스타필드 하남에서 태양광 전력 변환기를 점검하고 있다. 나운채 기자
전기시설관리자가 되기 위해 필수로 갖춰야 할 자격증인 전기기능사는 ‘중장년의 기술 전문직’이라고 불린다. 필기와 실기 합격률이 각각 30%대와 70%대로 만만치 않지만, 매년 평균 6만~7만 명이 도전하는 인기 분야다. 이씨 역시 10개월의 시간을 들여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독학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험인데, 이씨가 10개월 동안 들인 돈은 교통비가 전부란다. 서초동의 잘나가던 직장인의 삶보다 더 만족스럽다는 이대진씨. 그가 전직에 성공한 비법과 과정, 고충을 하나하나 찾아내 ‘환승직업’에 실었다.
📃목차

※또 다른 ‘환승직업’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5화 : “변호사만 주인공, 현타 왔다” 40대 로펌 사무장이 딴 자격증
4화 : “집 정리, 한 가족 살리는 일” 일당 20만원 경단녀의 마법
3화 : 고슴도치도 천국 보내줬다, 55세라 취업 더 쉬운 이 직업
지난 3월 20일 이씨의 일터인 스타필드 하남을 찾았다. 이씨는 스타필드 하남의 전기설비를 관리하고 점검하는 일을 한다. 전기시설관리는 교대 근무로 돌아간다. 단 한순간도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 쇼핑몰 폐점 시간에도 전기는 흘러야 한다. 총 8개 층, 14만 평 규모의 스타필드하남의 전기설비시설을 관리하는 인원은 11명. 통상 3교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한 타임에 근무하는 인원은 4명 남짓이다. 이날 이씨의 하루 역시 오전 8시 야간 근무조와 교대하면서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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