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만병원으로 신생아 출산을 담당해 온 A여성병원이 개원 40여년 만에 문을 닫는다. A여성병원의 폐업 이유는 경영난이다.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분만 인프라 회복을 위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여성병원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0일 폐업을 고지했다. A여성병원장은 “코로나19 위기와 저조한 출산율을 겪으며 경제적 운영 악화에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더 이상 분만병원 운영이 힘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A여성병원은 오는 26일부터 분만과 제왕절개 출산이 불가하다는 점을 알렸다. A여성병원은 출산을 앞둔 산모들이 인근 서울과 수도권 분만병원으로 전원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했다.
A여성병원의 폐업 소식에 이 병원을 이용했던 환자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병원이 있는 성남시를 포함한 인근 지역 맘 카페에는 “A여성병원이 분만을 접다니 (분만병원이 사라지는) 역사의 현장”이라며 “우리나라가 타이타닉을 타고 있는 느낌”이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 ‘저출생 정말 심각하다. 직원이 산모보다 많았던 병원이었던 적도 있었는데 폐업이라니’, ‘지방도 아닌데 주변에 분만하는 산부인과가 하나 둘 사라지니 좀 무섭다. 몇 년 후 애 낳으려고 해도 분만병원 찾느라 고생일 것 같다’ 등의 반응도 보인다.
의료계는 지역도 아닌 수도권 분만병원 폐업 소식에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이 가져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필수의료 지원 대책으로 분만수가를 인상했지만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 분만 의료기관에 대한 지역수가를 산정하면서 오히려 서울·수도권 분만병원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저출생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분만 건수도 크게 줄었다. 분만병원들이 적자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가산 정책으로 수도권이 역차별 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저출생으로 분만 횟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분만 건수로 수가를 지원하는 정책은 한계가 있다. 분만도 공공적기반이라고 생각해 전년 대비 적자가 누적된 부분은 선지급 등으로 지원해 폐업을 막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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