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파일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45] 캉골(KANGOL) – 영남일보

x
다가오는 겨울, 보온성과 멋을 겸비할 수 있는 스타일링에 모자는 늘 빠지지 않고 패션의 마지막을 장식해왔다. 다양한 스타일과 소재의 모자는 어떤 차림과도 매치가 가능해 패션 아이템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신사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에서는 300여년 전 왕실에서부터 이어져온 모자 문화로 인해 모자의 나라로 불릴 만큼 다양한 디자인의 모자를 볼 수 있으며, 그 중심에 76년 전통의 모자 브랜드 ‘캉골’이 있다.

캉골의 창업자 ‘자크 스프레이레겐(Jacques Spreiregen)’은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1918년부터 프랑스에서 베레모를 수입하는 모자 비즈니스를 하게 되었고, 이것이 캉골 브랜드의 시초가 된다. 그는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베레모를 중심으로 모자 생산과 유통을 넓혀가며 20년 동안 사업을 이어나갔고, 점차적으로 모자를 패션의 필수 아이템으로 키워나가면서, 1938년 영국 최초로 ‘캉골’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자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다. 자크 스프레이레겐은 주로 사용되던 모자 소재인 ‘니트(Knitting)’와 ‘앙고라(Angora)’ 그리고 ‘울(Wool)’의 글자를 따서 ‘캉골(KANGOL)’이라는 브랜드명을 완성하여 자신의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캉골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의 컴브리아 지역에서 제품을 만들어 가던 중,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한 영국군에게 베레모를 공급하게 되었고, 당시 영국의 육군 원수였던 ‘버나드로 몽고메리(Bernard L. Montgomerry)’에 의해 유명세를 타게 된다. 1948년에는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영국 선수들이 캉골의 베레모를 쓰고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1954년 캉골은 앞 끝이 단단한 소재의 베레모 ‘캉골 트로픽 504’ 모델을 출시하며 세계적인 히트를 치게 된다. 현재까지도 캉골의 대표적인 모델이자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 모델은 캉골을 대표하는 트로픽 소재를 사용하여 앞 끝이 단단한 베레모의 형태였다. 모자 목형의 넘버를 따서 모델명을 정한 504 모자는 계절에 관계없이 착용이 가능하여 큰 인기를 얻게 되었고, 이로 인해 캉골은 베레모 스타일의 독점적 위치를 확고히 하며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이후 미국과 남아프리카 지역으로 유통망을 넓혀감과 동시에 피에르가르뎅, 메리퀀트 등 유명 디자이너과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생산하며 글로벌 스케일을 갖춘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스윙 음악이 유행하던 1960년대, 캉골은 세계적 아이돌 그룹 비틀스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또 한 번의 발돋움을 하게 된다. 1964년 캉골에서 출시된 에일린 그레이그 디자인의 비틀스 캡과 베레모를 착용한 사진을 마케팅에 활용하여 젊은층에 크게 어필하였고, 비틀스 사진 사용권을 획득한 캉골은 오늘날의 이른바 ‘스타 마케팅’의 시초가 되었다. 비틀스와의 만남을 통해 캉골은 음악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었고, 이에 많은 음악인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다. 이후 브랜드의 인지도가 점차 높아질수록 캉골에서는 브랜드 심벌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심벌로 사용할 캐릭터로 악어, 말, 거북이 등이 거론되었으나 미국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여 캉골과 발음이 비슷한 ‘캥거루 모자’를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최종적으로 캥거루가 브랜드 심벌로 결정되었다.

오늘날 캉골은 나이와 문화를 초월하여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단지 패션 브랜드 혹은 영국의 헤리티지라고 한정짓기보다는 모든 것이 어우러진 문화적인, 미래지향적인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캉골은 여전히 전통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BC 공동 여론조사
포항북 與野 차기 국회의원 적합도 김정재 32%, 오중기 15%, 이부형 11%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돼지띠 1월 24일 ( 음 12월 14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

source

Keep Reading

이전다음

댓글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