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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바라쿠다 X 리뷰 – IGN Korea

레이저 바라쿠다 X(Razer Barracuda X)는 혁신적인 기능을 새롭게 장착하지는 않았지만 간편하고 즉석 플러그 앤 플레이가 가능한 무선 헤드셋이다. 깔끔한 외모이지만 화려하거나 튀지 않으며, 최대한 깨끗한 음질을 전송하는 동시에 듣는이의 귀를 편안하게 해준다. 아마도 대표적인 기능이라 하면 USB-C 무선 어댑터다. 이 어댑터를 사용하여 플레이스테이션 5, 닌텐도 스위치, 컴퓨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신속하게 연결이 가능하며 USB-C 오디오 연결 지원을 하는 기기들을 모두 호환한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추후 많은 기기가 해당 연결 포트를 지원하리라 예상한다. 기본적인 요소들을 잘 살려낸 바라쿠다 X는 강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일반 헤드셋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뿐더러, 외관에 흠집이 나더라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디자인이다. 무엇보다 바라쿠다 X는 저렴한 동시에 멀티 플랫폼 호환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레이저는 검은색 외관에 녹색 계열의 형광 RGB 조명을 강조하는 브랜드이다. 여러 주변기기 중에 바라쿠다 X는 애초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는데, 헤드셋의 중심과 컵 부분 모두 흑색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으며 브랜딩을 대표하는 녹색 표현을 찾을 수 없다. 레이저 오퍼스(Razer Opus)와 동일하게 생긴 타원형 컵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레이저 브랜드명과 로고는 각 컵의 상단 부분과 밴드 중앙에 조용히 자리 잡았다. 이러기에 먼 거리에서 헤드셋을 보게 되면 브랜드가 없는 기본 헤드셋처럼 생긴 외모이다.
그러나 이처럼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내적으로 지닌 기술력은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중앙 밴드 부분은 플라스틱 외관에 금속 골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용자의 머리를 보호하는 가죽 질감의 패딩으로 마감되어 있다. 손쉽게 길이 조절이 가능하며 편안한 안착감을 준다. 안정감 있게 착용하려면 약간 느슨하게 조절하도록 의도되어 있다. 레이저가 밀고 있는 ‘압박감 없는 피팅’의 개념에 맞게 약간 헐렁하다 싶을 정도가 착용 시 가장 편안하지만, 주관적인 입장에서는 착 감기는 느낌을 줄 정도로 조이게 착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게는 268g 밖에 되지 않아 착용 시 매우 가볍고 편안한 느낌을 주며, 귀를 누르지 않는 컵 덕분에 오랫동안 착용해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컵의 안면 마감은 메모리 폼으로 되어있으며 외형의 전체적인 부분들을 잡아주는 메시 재질로 감싸져있다. 귀에 쓸리는 느낌은 전혀 없으며 가벼운 긁힘 정도는 저항하는 재질이다.
바라쿠다 X의 좌측 컵 바깥 부분에는 여러 가지 리모콘 패널이 있다. 헤드셋 착용 시 가장 후면에서부터 하단면 까지의 순서로 음소거, 볼륨 조절 스크롤, 전원 버튼, 3.5mm 오디오 잭(유선으로 사용 시), USB-C 충전 단자, 마지막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마이크 연결 단자이다. 전원 버튼은 단계에 따라 다른 버튼의 역할도 가지고 있다. 살짝 터치하면 재생 및 일시 정지가 되며 더블 탭을 하면 트랙 스킵, 트리플 탭을 하면 이전 트랙을 재생하는 기본 단축키 설정이 되어있다. 리모컨 기능들은 다들 훌륭한 역할을 한다. 여러 헤드셋을 경험해본 사용자들은 알겠지만, 각종 기능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린다. 내 경우는 손가락이 커서인지는 몰라도 촉각만으로 단번에 원하는 버튼을 찾아 누르는 데에 다른 버튼을 실수로 누르지 않을까 봐 조금 망설이게 되는 경험을 했다.
바라쿠다 X의 컵 내부 스피커에는 40mm 트라이포스 드라이버가 설치되어 있다. 레이저 특허로 제작된 이 드라이버는 저, 중, 고음의 주파수를 각자 따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니고 있다. IGN과의 대화에 따르면 해당 드라이버에 마치 레이저 오퍼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던 중, 고음의 튜닝이 가능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조금 더 뚜렷한 베이스를 선보인다고 한다. 게이밍 헤드셋인 만큼 베이스의 음질이 가장 중요하므로 사실 놀랍지 않은 부분이다.
바라쿠다 X의 녹음 장치로서는 탈부착이 가능한 카디오이드(지향성) 마이크가 기본 구성으로 나온다. 소형의 붐 마이크와 같은 이 부품은 유연하며 원하는 위치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물리적인 설정이 가능하다. 예민한 소리도 감지할 수 있기에 직접 테스트하면서 입에서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도록 자리 잡아 주는 것을 추천한다.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경우에는 목소리만 감지되고 화이트 노이즈는 모두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바라쿠다 X의 시그니처 기능은 헤드셋 자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USB-C 어댑터이다. 2.4GHz의 무선 연결을 지원하며 플레이스테이션 5, 닌텐도 스위치, 컴퓨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호환된다. 바라쿠다의 기존 무선 어댑터를 USB-C로 변형한 이후로 각종 기기들에 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이 부여되었다. 이미 연결된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연결하려면 어려움 없이 바로 스위칭이 가능하다. 다른 기기들과 페어링이 되도록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2.4GHz 무선 연결 주파수는 테스트해본 모든 기기와 안정적인 연결을 자랑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어댑터 자체의 사이즈이다. 크기는 너비, 깊이, 높이 순으로 3.73 x 2.23 x 0.6cm여서 컴퓨터 후방 부분에 다수의 케이블이 연결된 경우에는 USB-C 단자가 있더라도 연결이 불가능하다. 만약 USB-C 단자가 없거나 하는 경우를 위해, 기본 구성에 USB-C를 USB-A로 변형해주는 어댑터 역시 동봉되어 있다. 이를 사용하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형적인 USB 단자에도 연결이 가능하다.
바라쿠다 X의 기술적인 면모를 커버하게 되면, 엑스박스(Xbox), iOS 운영체제, 그리고 모든 3.5mm 오디오 잭이 연결 가능한 기기과도 호환된다. 물론 무선 헤드셋을 마련해놓고 선을 연결하여 특정 기기들에 사용한다는 사실이 우스꽝스럽지만, 이런 점이 가능하다는 부분만으로 멀티 플랫폼 헤드셋의 진가를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수명이다. 레이저 측에서는 바라쿠다 X가 풀충전되었을 경우 20시간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내가 직접 테스트해 본 결과로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한 번의 풀충전으로 약 일주일간 틈틈이 사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 다른 무선 헤드셋들도 대부분 20시간의 사용량을 기준치로 삼고 있다. 저렴한 헤드셋인 만큼 이 정도의 배터리 수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바라쿠다 X는 가격 대비 효율 면으로는 깨끗한 음질을 자랑하는 편이다. 게다가 ‘게이밍 헤드셋’의 분류에 맞게, 진지하거나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리터널, 슈퍼마리오 오딧세이 같은 게임을 즐길 때도 깊고 총명한 음질을 자랑하며 스테레오 밸런스가 다른 플레이어, 오브젝트의 위치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완벽하다고 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느낀 점은 여러 오디오가 동시에 플레이될 경우, 약간 물에 잠긴 듯한 사운드 효과를 경험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데스티니 가디언즈 같은 게임을 할 경우 여러 캐릭터가 소리 지르며 말을 하는 동시에 무기가 서로 부딪치는 효과음이 섞일 때이다. 레이저가 자랑하는 트라이포스 드라이버라 할지라도 각 오디오 트랙들을 효과적으로 격리시키는 부분에서는 약간 뒤처지는 것 같았다.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던 헤드셋인 아수스 ROG 델타 S, VZR Model One에서는 그나마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 점들이 보완 가능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바라쿠다 X에서 이런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 게 맞다. 게이밍 헤드셋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레이저 측에서는 레이저 오퍼스 보다 더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기본기를 레이저 바라쿠다 X에 설정했다고 한다. 이런데도 다른 헤드셋들과의 성능을 비교하자면 아직은 중간급 품질에 머물고 있는 듯 했다. 베이스가 상향되었다고 하지만, 강력한 음질을 느낄 수는 있어도 고성능 라인업의 헤드셋과는 아직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나마 바라쿠다 X의 장점 중 하나는 가상 서라운드 사운드 기능이다. 콜 오브 듀티의 경우, 탄환 방향과 발소리의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어드밴티지를 가져올 수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5의 경우, 리터널 게임 플레이 시 플레이스테이션의 자체적 서라운드 오디오 기능인 템페스트(Tempest 3D Audio) 오디오 기능을 활성화할 경우, 바라쿠다 X에서 가장 뚜렷하고 총명한 음질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이전에 언급한 마이크의 경우, 바라쿠다 X의 마이크는 기대 이상을 발휘했다. 초반에는 음성 대화를 나눈 친구들의 피드백으로 인해 목소리가 작게 들린다고 했지만 마이크의 위치만 잘 잡아주면 뚜렷한 음질의 목소리가 친구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더군다나 더위를 피하고자 켜놓은 선풍기의 프로펠러 소리를 모두 억제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레이저 바라쿠다 X는 최근에 나온 무선 헤드셋들과 비교하자면 몇 없는 멀티 플랫폼 무선 헤드셋 중에서는 가히 정상급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완벽한 음질을 자랑하지는 않아도 깔끔하고 뚜렷한 음질을 입력 및 출력할 수 있다. 게이밍 헤드셋으로 가격대비 효율이 적합하며, 무선 헤드셋에 부담 없이 입문할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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