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필요한 못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 경인종합일보

[윤재천 수필 ⑲]
글을 쓰기 위한 하나의 목적으로 만나 22년 동안 동료애를 이어오는 것은 인내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그동안 기량을 닦기 위해 글쓰기에 헌신해온 동인들에게 진심으로 격려와 함께 고마움을 전한다.
수레의 바퀴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바퀴 중 어느 하나도 딴전을 피우 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해야만 정상속도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것이 우리의 모임이다. 이것은 응집력으로 구축된 한 몸인 만큼 어느 하나만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순행을 계속할 수가 없다.
어떤 일이건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은 의미 있는 결실을 수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성실한 만큼 긍정적인 결실을 이룰 수 있음은 글쓰기만 아니라 인류역사의 불변의 진리다.
갈수록 우리와 우리사회는 요동치는 현실의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나태가 유혹하고, 피곤의 옷깃을 잡아 흔들며 체념이 우리 발목을 잡는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나태와의 과감한 결별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농도가 짙은 강한 피곤과 체념의 포로가 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글은 유동적 자아를 붙들어 중심에 세워놓는 ‘못’과 같은 존재다.
못이 빠진 축조물은 지구력이 쉽게 와해되어 무너져 내리게 된다. 모든 구성원이 제 몫을 다하는 단단한 못이 되어 온갖 갈등을 극복하고 큰 보람을 함께 누리는 동인同人으로 성숙하기를 기대한다.
수필에서 중요한 가치는 인간미의 확충과 확산에 기여하는 일이며, 한 사람 한 사람이 폭넓은 세계를 가슴에 품고 성장해 함께 보람을 만끽하는 이웃이 되어야 한다.
작가는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먼저 공감할 수 있는 세계를 분만해 숙성시켜야 한다. 그런 세계를 창조해서 누구나 그곳의 주민으로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되도록 기반을 닦아야 한다. 그러나 그곳은 결코 허황된 세계가 아닌 욕심만 내려놓으면 진실로 가득 채워진 공간이 될 수 있다.
도전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그 같은 세계는 영원히 환상의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우주에 도전하며 달에 발자국을 남기듯 새로운 세계에 흔적을 남겨놓은 즉 건축에 필요한 못과같은 존재가 되는 기적의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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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 윤 재 천
경기도 1932년 안성출생, 전 중앙대 교수, 상명여대 교수 등 ‌한국수필학회 회장, ‘현대수필’ 발행인, 한국문인협회 고문,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고문 등 저 서 수필문학론, 수필작품론, 현대수필작가론, 운정의 수필론 수필집 ‌ ‘구름카페’, ‘청바지와 나’, ‘어느 로맨티스트의 고백’, ‘바람은 떠남이다’, ‘윤재천 수필문학전집’(7권), ‘퓨전수필을 말하다’, ‘수필아포리즘’, ‘구름 위에 지은 집’ 등 수 상 ‌ 한국수필문학상, 노산문학상, 한국문학상, 올해의 수필가상, 흑구문학상, PEN문학상, 조경희 문학상, 산귀래문학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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